신한, KB 2배 격차 따돌리며 ‘리딩뱅크’ 타이틀 유지
2Q부터 보릿고개 전망, 수익 포트폴리오 재정비 분주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4대 금융지주사가 올해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래 핵심 재원으로 꼽히는 비이자 부문의 성적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총 당기순이익은 2조837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8887억원)보다 1.78% 감소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 대출 규제 등 지속적인 영업환경 악화가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그룹은 1분기 당기순익으로 9324억원을 시현, KB금융그룹(7295억원)을 2029억원 차이로 따돌리고 ‘리딩 금융그룹’ 타이틀을 유지했다.

격차는 비이자 부문에서 갈렸다.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은 7342억원으로 KB금융(3929억원)의 2배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비이자 부문의 핵심으로 꼽히는 수수료 이익을 전년 동기보다 10.8%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2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신용판매 성장 둔화로 신용카드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7% 감소했으나, 주식거래대금 증가로 증권수탁수수료가 전년동기 보다 54% 증가하면서 이를 상쇄했다.

리스업무 수수료 수익과 여신취급 수수료 수익이 카드 리스자산 확대 및 주택금융공사 대출 취급 증가분으로 인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61.8%, 28%로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반면 KB금융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손실 방어에 실패하면서 기타영업손익이 대폭 감소했다.

KB금융은 라임자산운용 총수익스와프 거래 관련 손실, 장외파생상품 거래상대방 신용위험조정 관련 손실, 주가연계증권 자체 헤지 운용손실 등으로 기타영업손익에 2773억원의 적자를 봤다. 지난해 1분기 62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3394억원이 줄었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올해 1분기 6570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1110억원) 증가한 수치로, 4개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오름세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분기 발생한 특별퇴직 비용(1260억원)이 순익에 반영된데 따른 결과다. 이 비용을 제외한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0억원 가량 줄었다.

하나금융도 비이자 부문에서 약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하나금융 비이자이익은 4782억원으로 전년동기(5370억원), 전분기(8995억원)보다 각각 10.94%, 46.83% 감소했다.

그동안 비이자 부문 상승을 이끌었던 매매평가익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11월 인수한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15%의 주가가 글로벌 증시 불황으로 급락하면서 매매평가익이 동시에 줄어들었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51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에 견줘 8.9%(505억원) 감소했지만 3개 자회사 편입에 따른 판관비 증가와 DLF 사태 수습을 위한 충당금 적립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이다.

우리금융 역시 비이자수익이 호전된 덕이 크다.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등 새롭게 편입된 자회사들의 손익 기여가 본격화됨에 따라 전년 동기(2710억원) 대비 15.9% 늘어난 314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부문 순익도 530억원으로 전체 순익 중 10%를 넘게 차지하며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업 영업환경 변화로 비이자이익 증감폭이 금융지주의 실적을 가늠하는 열쇠로 자리 잡았다”라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에는 비이자이익에 따른 순익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이에 금융사들은 수익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더욱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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