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7 10:40 (수)
[응답하라, 우리술 154] 우주마케팅하는 국산수제맥주 있다
[응답하라, 우리술 154] 우주마케팅하는 국산수제맥주 있다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20.04.29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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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산동 더쎄를라잇브루잉, 성층권에 자사 맥주 보내
우주·북극·남극 등의 스토리, 맥주에 담는 양조인들 많아
서울 가산동에 위치한 4년차 수제맥주 양조장인 더세를라잇브룽이에서 자신들의 맥주를 성층권으로 쏘아올린다. 우주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자신들이 만든 맥주에 더하기 위해서다. 사진은 우주비행사 테리 버츠와 더쎄를라잇브루잉의 전동근 대표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맥주 양조가들은 이야기 만들기를 좋아한다.

자신이 만든 맥주를 대중적으로 더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이야기가 담긴 맥주는 더 오래도록 시장에서 인구에 회자되면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세상에는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맥주들이 많다. 특히 개성 있는 크래프트맥주 양조장이 늘어나면서 양조인들은 스스로 상식을 깨는 다양한 도전을 쉼 없이 펼쳐왔다.

#알코올 도수

양조인들이 만든 이야기 중 대표적인 사례가 알코올 도수다. 자신의 맥주가 지닌 독특함을 제대로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양조장들은 경쟁적으로 더 높은 알코올 도수를 지닌 맥주를 만들기도 했다.

여러분들은 맥주의 알코올 도수가 몇도라고 생각하는가. 맞다. 5~6도 안팎의 맥주가 우리에게 익숙한 알코올 함유량이다. 하지만 60도 안팎의 맥주가 있다면 믿으시겠는가. 그런데 믿어야 한다. 이미 이렇게 상식을 깬 맥주들이 여러 번 한정판으로 시판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선 이런 방식으로 양조하는 경우가 없었고, 벨기에식 맥주를 만들면서 10도 정도의 알코올 도수가 나오도록 양조를 한 바 있다.

효모에 의한 알코올발효는 19% 정도가 한계로 알려져 있다. 일정 수준의 알코올이 생성되면 효모가 더는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60% 정도의 알코올은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증류기를 통해 물보다 끓는 점이 낮은 알코올을 분류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발효 양조를 통해 고도주를 만드는 방법은 동결증류이다.

동결증류는 맥주를 양조하는 가운데, 계속 얼려서 얼음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물과 달리 어는 점이 낮은 알코올을 계속 남게돼 높은 도수의 술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맥주들은 사무엘 아담스에서 격년으로 만들고 있는 ‘유토피아스(28%)’가 있으며, 영국의 브루독에서 쿼드러플IPA 방식으로 ‘만든 싱크 더 비스마르크(41%)’, 독일의 쇼르슈양조장에서 아이스복 스타일로 만든 ‘쇼르슈보크 57’ 등이 있다. 이같은 맥주들은 한 병에 20~30만원의 가격으로 팔렸다.

#남극 만년설

특별함을 담기 위해 만든 맥주 중에 남극의 얼음으로 만든 술이 있다. 호주의 한 양조장에서 해양생물보호기금 조성을 위해 기획한 이 맥주의 이름은 ‘남극네일에일’. 알코올 도수는 10%지만 오염되지 않은 남극의 얼음으로 술을 만들었다는 상징성과 30병 한정 생산의 희귀성이 만나 최고경매가 1850달러(500ml)를 기록하기도 했다.

#북극을 향한 맥주

탐험에는 필수적으로 술이 따른다. 생사를 오가는 극한의 추위와 자연환경을 이기기 위해 알코올만큼 좋은 수단은 없기 때문이다. 비록 북극점을 통과하진 못했지만, 노르웨이의 탐험가 난센은 1894년 첫 시도에 나선다.

그리고 이 탐험의 중요한 후원자는 노르웨이의 링그네스 양조장. 이 양조장에서 후원한 돈으로 탐험선(프람호)를 만들어 북극점을 향하면서 난센은 도펠보크 몇 통을 실었다. 자주는 아니어도 크리스마스 등 기념해야 할 날들에 선원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 술도 링그네스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였다.

북극점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3년간의 탐험과 표류 과정은 다른 탐험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링그네스 양조장은 난센의 북극 탐험을 기념하기 위해 ‘링그네스 임페리얼 폴라리스’라는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우주 보리로 만든 맥주

최근 맥주 업계의 상식 깨뜨리기의 대상은 ‘우주’다. 우주에서 키운 보리로 맥주를 만들어 한정판으로 판매하는가 하면 미래에 있을 화성거주자들이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우주에서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양조법 등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최초의 우주보리는 2009년 러시아 우주정거장에서 키운 보리로 맥주를 만든 일본의 삿포르였다. 화성 맥주 프로젝트는 스페이스X와 연동시켜 AB인베브에서 시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우주맥주 마케팅

4년차 브루어리 더쎄를라잇브루잉이 국내 처음으로 우주맥주마케팅을 벌인다. 초소형 인공위성 스타트업인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와 함께 우주 성층권(약 10~50km 사이)까지 자신들의 맥주 ‘우주IPA’를 쏘아올린다는 것이다.

발사일은 4월 30일. 우주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은 5월 4일경 오픈할 계획이란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의 전동근 대표의 우주에 대한 호기심에 의해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의 2015년 방한도 그가 주도했다고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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