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차익 전년比 60% 감소…상위사 평균치 상회
매출 늘어도 손해율 신음 “수익성 개선이 목표”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메리츠화재가 고속 성장하는 장기보험 매출을 수익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위험률차이익(사차익)은 1191억원으로 전년(2975억원) 대비 60% 감소했다. 

반면 장기보험에서 거둬들인 위험보험료는 전년(2조180억원) 대비 20% 늘어난 2조4240억원을 기록했다.

위험보험료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위험손해율 또한 빠른 속도로 악화한 것이 사차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장기위험손해율은 1분기 90.5% 2분기 89.9% 3분기 95.3% 4분기 103.5% 등으로 누적 장기위험손해율은 95.1%를 기록했다. 

상위 5개 손해보험사(삼성·현대·DB·KB·메리츠)의 지난해 누적 장기위험 손해율은 91.2%를 기록했다. 이로 인한 전년 대비 사차익 감소 폭은 각사별로 30~50% 대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의 사차익 감소폭이 큰 건 장기보험 시장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해온 결과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까지 메리츠화재는 장기인(人)보험의 특정 담보 보장금액을 확대하고 인수기준을 완화하는 전략을 통해 장기보험 시장을 확대해왔다. 그 결과 지난 2017년(5조12억원) 대비 장기보험 연간 원수보험료는 37.3%나 늘었다.

올해 메리츠화재는 공격적인 영업을 지양하고 사차익 개선에 충실할 계획이다. 

손해율 개선을 위해선 보험료를 많이 받고 보험금은 덜 지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말부터 고위험군의 보험계약 인수를 제한하는 등 인수심사(언더라이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민식이법’ 시행에 따라 이달까지 이어지고 있는 손보사들의 운전자보험 언더라이팅 완화 경쟁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매출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위험손해율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무리한 영업은 지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손해율 악화의 주요 원인인 실손의료보험 가격이 정부의 가격통제로 당초 요구했던 인상폭만큼 올라가지 못해, 당장의 위험손해율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표준화실손 보험료는 9~10% 인상된 반면 신실손(착한실손)은 9% 인하됐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사차익 감소는 실손보험 등 장기 위험손해율이 악화한 게 원인이 됐다. 다만 지난해 손보업계 전체적으로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사차익 감소는 공통 이슈가 될 것”이라며 “올해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험율차손익은 위험보험료(위험 보장을 위한 보험료)에서 실제 지급된 위험보험금을 뺀 수치로 보험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사망을 보장하는 보험의 실제 사망률이 보험료 산출의 기초가 되는 사망률보다 낮아 발생하는 이익이어서 사차익으로도 불린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