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에 투자한 펀드 수익률 저조한 탓
업계 “원유보다 안전자산 금 투자해야“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지난 한달 간 5조원 규모의 투자자금이 원자재펀드로 몰렸으나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원자재펀드의 설정액은 9조9895억원으로 지난 한달 간 5조5281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이 4조3882억원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투자자들의 원자재 투자심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익률은 고꾸라졌다. 1개월 수익률은 –33.51%로 마이너스 수익을 냈다. 특히 원자재펀드의 대부분인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저조했다.

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KODEXWTI원유선물ETF의 수익률은 –62.09%에 달했다.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ETF의 수익률은 –20.54%였다. 액티브펀드인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1의 수익률도 –48.15%로 수익률이 매우 낮았다.

수익률 추락에도 지난 1개월간 이들 펀드의 설정액은 크게 늘어났다. 삼성KODEXWTI원유선물ETF의 설정액은 4조1890억원(299.74%),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ETF는 7240억원(45.66%),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1은 3725억원(155.31%) 늘어났다.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지난 한달 간 국제 원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원자재펀드 중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은 좋았다. 전체 금펀드는 지난 한달 동안 13.19% 수익을 냈다.

개별 펀드별로 보면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 1의 1개월 수익률은 31.78%,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은 31.63%로 나타났다. 해당 펀드들은 금광업 관련 상장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금값의 추가 상승이 전망되며 주가가 올랐다.

실제 지난 4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제 금 선물가격은 1706.90달러로 한달  간 4.48% 상승했다. 같은 기간 IBK골드마이닝펀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뉴몬트마이닝의 주가는 62.74달러로 25.20% 늘어났다.

전문가들도 원자재 투자 전략으로 원유 대신 금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유의 경우 생산량 감소합의로 공급은 줄어들었지만 원유 수요도 줄어들어 당분간 유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 김소현 연구원은 “금 가격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역사적으로 빠르게 대규모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는 향후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수요 반등이 가시화 된다고 하더라도 원유재고가 역사적으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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