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LS 발행 잔액 10년 새 5배 급증
7개 증권사, 자기자본 초과해 ELS 발행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ELS 발행액이 급증하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규제 개선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ELS 시장 건전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ELS 발행이 과도해지며 리스크가 커지자 규제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려는 모습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ELS 발행잔액은 10년 새 5배나 급증했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상 지난 7일 기준 ELS 발행잔액은 50조7610억원을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0년 5월 7일에는 11조4698억원이었다.

국내에서 ELS를 발행하고 있는 22개 증권사 중 자기자본을 초과해서 ELS를 발행하는 곳은 총 7개사로 주로 대형사에 집중돼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자기자본(지난해 12월 말 기준)이 4조9492억원인데 반해 ELS 발행잔액(이달 6일 기준)은 7조7377억원으로 자기자본을 크게 상회했다. 자기자본 대비 ELS 발행 비중은 156%다. 

KB증권도 자기자본(4조6203억원) 대비 ELS발행 잔액(6조2198억원)이 135%를 차지하며 높았다. 이어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 대비 ELS 발행잔액 비중이 각 121%, 117%, 115%로 자기자본을 초과해 ELS를 발행하고 있었다.

중소형사 중에는 신영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ELS 발행잔액이 컸다. 신영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2286억원에 불과하나 ELS 발행잔액이 2조514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ELS 발행 비중이 205%다. 자기자본의 2배가 넘는 규모의 ELS를 찍어낸다는 얘기다. 한화투자증권은 자기자본(1조1553억원) 대비 ELS발행 잔액(1조4339억원) 비중이 124%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지난 3월 대규모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통지)이 발생하면서 ELS 규제 필요성에 불을 지폈다. 

통상 증권사들은 ELS 발행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자체 헤지하거나 외국계 증권사로 전가(백투백 헤지)한다. 자체 헤지한 증권사는 증거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지난 3월 코로나 사태 여파로 유로스톡스50 등 주요 지수들이 폭락하자 시장에서 대규모 마진콜이 발생했다. 증권사들은 기업어음(CP)를 팔아 수조원대 달러를 조달에 나섰고 이에 CP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흔들렸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규모 마진콜이 발생하는 등 ELS 시장이 급성장하며 리스크도 커졌다”며 “현재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격적인 규제 개선은 시장이 완전히 안정화 된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현재 코로나로 인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으로 제도 신설 시기로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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