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잔액 V자곡선 그리며 급상승
“주가 하락시 큰 폭 투자 손실…신중해야”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동학개미운동이 한참인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빚내서 투자하는 자금이 9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 45조원 중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만 20%를 넘어선 상황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국내 양대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의 순매수 금액과 투자자예탁금 증가액은 총 45조8942억원이다. 

한국거래소 공시 상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6조9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조667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급증세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상 지난 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2조4756억원으로 지난해 말(12월 31일, 27조3384억원)보다 15조1372억원 늘었다. 

문제는 늘어난 증시자금 속 ‘빚’이 차지하는 비중도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이다. 

금투협 전자공시 상 지난 8일 기준 국내 신용거래융자잔고가 9조4016억원으로 지난 3월 16일(9조4190억원) 이후 두 달여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올해 들어 유입된 증시자금 중 22%가 대출인 것이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이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의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주가 상승기에는 융자를 레버리지 삼아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으나, 주가 폭락기에는 위험하다. 투자자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실시해 깡통계좌가 될 수 있다. 

현재 국내 신용거래융자잔고는 급격한 V자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는 급감했다가 3월 말 이후 반등 중이다. 실제 올해 2월 말까지만 해도 10조원대에 머물던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지난 3월 25일 6조4075억원으로 최근 3년 내 최저치를 찍은 이후 현재까지 쭉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신용거래융자잔고가 급감한 것은 당시 코스피가 급락하며 증권사의 반대매매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빚을 내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이처럼 신용거래융자잔고가 늘어나며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아직 국내 증시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빚내서 하는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박사는 “신용거래융자는 전형적인 레버리지 투자기법이기 때문에 투자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예상과 달리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큰 폭의 투자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주가는 이미 높은 수준으로 회복돼 있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의 2차 확산에 대한 우려도 상당히 높기 때문에 주가 움직임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신용거래융자와 같이 투자 위험성이 높은 방식은 신중히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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