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카드론 수수료 수입비율 14.13%
전년비 0.38포인트↓ 대출 공급규모 25.6%↑

전업 카드사 수수료 수입비율.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카드사들이 ‘박리다매식’ 이자장사에 나섰다. 카드대출금 취급 규모는 늘고 있지만, 수익성은 약화된 모습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인 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 7곳의 올해 1분기 카드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입비율은 16.68%로, 전년 1분기(17.04%)보다 0.36%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장기대출(카드론)부문의 수수료 수입비율 하락폭이 비교적 컸으며 단기대출(현금서비스)부문은 꾸준히 감소하는 양상이다. 전업 카드사의 2020년 1분기 카드론 수수료 수입비율은 14.13%로 전년 동기간보다 0.38%포인트 줄었다. 현금서비스도 0.33%포인트 감소한 19.23%를 나타냈다.

수수료 수입비율은 대출자금에 대해 약정기간 발생한 이자, 수수료 등의 총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연평균 금리로 환산한 수치다. 예컨대 당분기 수수료 수입비율이 16%면 100만원을 빌려주고 16만원을 벌었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수수료 수입비율이 감소하는 데는 기준금리 인하 등 조달비용 절감으로 인한 이자율 조정, 우량고객 증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카드사들이 중금리대출 취급 규모 확대 시 더욱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 인하 유도를 위해 중금리대출 취급 확대를 독려하고 있는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량규제서 이를 제외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 카드사 중금리대출 금리요건은 기존 평균금리 16.5% 이하, 최고금리 20.0% 미만에서 각각 11.0%, 14.5%로 조정됐다.

카드사들의 대출 수수료 수입비율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카드대출 이용대금이 늘면서 수익 증대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불어난 지난 3월 카드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올해 3월 카드론 이용액은 4조324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6% 신장했다. 올해 1‧2월에는 각각 3조9148억원, 3조8685억원이었다. 현금서비스 이용액도 1‧2월 4조2044억원, 4조2002억원에서 3월 4조4124억원으로 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권에 한시적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카드대출 공급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당국은 카드사들의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을 6배에서 8배로 늘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입비율 감소는 비교적 신용도가 높은 고객의 카드대출 이용률 증가가 주요했을 것”이라며 “고신용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저리에 돈을 빌려 주식 등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면서 평균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신규 고객 대상 카드대출 이자율 할인 이벤트 등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신용등급 대비 낮은 이자율로 카드대출 이용을 유도하는 것”이라며 “카드사의 영업관행 개선 후속조치가 일부 연기됐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카드사의 카드대출과 연계된 대출성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수수료 수입비율도 올해 들어 다소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 수입비율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일시 상환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저신용도 고객의 리볼빙 이용률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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