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장마감 이후로 패시브펀드 자금 유출 전망
동전주 탈피 두 달만에 주가 2차 타격 가능성 커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한화생명이 결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지수 종목에서 빠졌다.

지난 3월 말 1주당 1000원을 밑도는 ‘동전주(株)’를 탈피 했지만, 두 달만에 다시 주가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MSCI는 12일(현지시간) 이 같은 지수 정기변경(리밸런싱) 내용을 담은 반기 리뷰 결과를 발표했다. MSCI 지수는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가 발표하는 주가지수다.

지수에 편입된 종목은 지수 내 비중에 따라 패시브 투자의 기초지수로 활용되는 만큼 포함된 종목의 수급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화생명이 MSCI 종목에서 편출된 건 유동 시가총액이 낮아서로 풀이된다.

MSCI는 시가총액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번 정기변경에서는 4월 마지막 영업일 중 무작위로 선택한 날의 종가를 기준으로 한 유동시가총액, 유동비율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이번 정기변경 신규 종목을 위한 시가총액 편입 기준점은 대략 1조8000억원이다. 한화생명의 현재 시가총액은 1조4027억원이다.

MSCI 코리아 지수에서 편출되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의 자금이 유출돼 주가 하락의 위험이 있다. 증권업계는 현재 MSCI 코리아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 자금을 약 400억7000만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점인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세 달여 만에 주가가 60%나 하락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지고, 금리 하락으로 역마진 손실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로 투자자가 이탈한 결과다. 한 때 한화생명 시가총액은 보유 중인 여의도 63스퀘어 빌딩의 장부가격(1조원)보다 낮았다.

상장 생보사 중 한화생명의 주가 변동성이 큰 이유는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계약의 부담이 타 상장사보다 높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생명의 보유계약 부채부담이율은 4.51%로 삼성생명(4.32%), 미래에셋생명(3.80%), 동양생명(3.71%) 가운데 가장 높다. 

이원차스프레드(운용자산이익률과 부채부담이율간 차이)도 106bp(1bp=0.01%p)를 기록하며 상장 생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100bp 이상 벌어져 있다.

새로 상품을 팔아도 기존 부채이율을 크게 줄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운용자산수익률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화생명 지분 중 한화그룹사와 예금보험공사, 국민연금 등을 제외한 유동 시가총액이 낮아 편출된 것"이라며 "기초지수 변경은 오는 29일 장 마감 후 이뤄져 MSCI 코리아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에서 한화생명에 대한 매도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시브 펀드의 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액티브 펀드 쪽에서도 해당 종목에 대한 긍정적인 판단이 이뤄지지 않으면 매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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