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현 북아시아 대표 “보험의 가치, 예방과 관리로 재편해야”
건강증진 노력에 명확한 보상 필요…현대해상과 상품 공동개발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글로벌 재보험사 스코르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보험의 가치는 건강관리와 예방에 있다고 전망했다.

15일 노동현 스코르 글로벌 라이프 북아시아 대표는 “거시적 관점에서 정체된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보험산업은 지속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정부의 역할이 변수로 떠오를 수 있지만 국민건강보험이 치료에 집중하는 만큼 보험시장은 예방과 관리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재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스코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전염성이 높은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만성질환과 감염성 질환은 평소 생활환경 및 습관, 건강관리, 위생관리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러나 높은 전염성을 가진 질환은 보험금 지급위험이 커 보험 사각지대에 위치해있고, 사람의 행동패턴과 관련된 위험이라 보험으로 보장이 어렵다.

기존 보험시장의 주요 모델이 암,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 등 중대한 질환이 걸리고 나서야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노 대표는 “ 보험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예방과 건강관리에 있다. 보험소비자의 질병을 예방·관리해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일상생활속에서 건강증진을 촉진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라며 “보험의 가치를 급부에서 경험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시도 중 하나가 ‘건강증진형 보험’으로의 전환”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출시를 위한 시도는 이어져왔다. 일본의 네오퍼스트 생명이 내놓은 건강나이를 보험료에 반영한 상품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디스커버리 보험사의 건강증진 프로그램인 ‘바이탈리티’가 그 예다.

국내도 지난 2017년 금융당국이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가이드라인’을 시행한 이후, 일부 보험사에서 건강증진형 보험이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 큰 성과를 보이지 못했단 평가다.

스코르는 그 이유로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 △건강증진 노력에 대한 명확한 보상체계 △건강상태의 주기적 점검 등 3가지의 부재를 꼽았다. 그간 대부분의 건강증진형 보험은 단순 걸음걸이 수에 따른 리워드 제공이란 단편적 방식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스코르가 찾은 해답은 보험가입자의 건강증진 노력에 대한 보상의 차별화다. 

현대해상과 1년여간 함께 개발해 지난달 6일 출시한 ‘내가지키는 내건강보험’은 매 5년마다 보험가입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그 결과인 건강등급에 따라 실제나이가 아닌 건강나이로 보험료를 조정하는 보험 상품이다.

이 상품은 개인의 건강증진 노력에 따라 보험료를 큰 폭으로 낮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유병력자가 가입해 5년간 보험금 청구가 없을 경우 표준체(건강체)로 전환시켜준다. 유병력자는 표준체 대비 보험료가 약 1.5배 비싸다.

가입자의 건강이 나빠질 경우 건강관리비용을 지급해 건강증진활동도 독려한다. 건강증진형 보험 최초로 유병력자도 가입 가능한 상품이기도 하다.

스코르 상품개발 담당 윤재동 이사는 “유병력자에게 건강증진과 보험료 절감이라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라며 “건강증진형 보험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가장 근접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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