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 최초 술은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 ‘오미로제’
두술도가, 문경쌀과 오미자로 빚은 ‘오!미자씨’ 발표

문경은 오미자의 고장이다. 전국 생산량의 45%가 이곳에서 나온다. 따라서 오미자를 이용한 술도 가장 많이 생산한다. 희양산 자락에 있는 두술도가는 오미자를 부재료로 넣은 새로운 술 ‘오!미자씨’를 최근 출시했다.
문경은 오미자의 고장이다. 전국 생산량의 45%가 이곳에서 나온다. 따라서 오미자를 이용한 술도 가장 많이 생산한다. 희양산 자락에 있는 두술도가는 오미자를 부재료로 넣은 새로운 술 ‘오!미자씨’를 최근 출시했다.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조선의 왕 중 가장 재위 기간이 길었던 영조는 술과 관련한 구설이 유독 많은 임금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금주령이다.

52년의 재위 기간 중 영조가 금주령을 반포한 횟수는 무려 50회. 흉년 등의 자연재해로 1년 농사가 망치면 먹을 식량도 부족한데 술은 언감생심이었지 않겠는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금주령을 자주 발효시켰던 영조 자신은 술을 제법 즐긴 축에 드는 왕이다.

금주령이 반포된 반가는 물론 백성들도 술을 금하고 있을 때도 그는 술을 즐겼고, 그러다 신하들에게 들키면 “생맥선(기를 돋우는 차의 일종)을 복용할 적에 오미자의 빛깔이 자색이었기에 이를 마신 것을 두고 술을 마신다고 한 것”이라고 둘러대거나 “목이 마를 때 간혹 오미자차를 마시는데, 남들이 소주인 줄 의심을 한다”고 핑계 댔다.

이유야 어떻든 영조는 오미자 빛깔이 나는 술을 즐겼던 것 같다. 그렇다면 실제 오미자로 담근 술을 영조가 마신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이 색깔을 내는 술은 임금이 신하들에게 하사하기도 했던 홍소주였다. 흔히 홍주로 불리는 이 술은 증류 과정에서 내리는 소주를 붉은색을 띠는 지초 뿌리에 통과시켜 얻는 술이다. 그래서 오미자차와 비슷한 색을 냈다.

영조의 핑계 속에 자주 등장하는 오미자는 그럼 어떤 쓰임새를 갖고 있었을까. 조선 시대 오미자는 지금도 그렇지만 차와 음료 그리고 물김치 내지는 죽을 만들 때 색을 내는 베이스로 사용됐다. 물론 한약재로의 쓰임도 상당했지만 말이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오미자는 특히 대륙에도 알려져 중국의 본초학에 “한국에서 나는 오미자의 품질이 매우 좋다”고 소개될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오미자가 술의 재료로 사용된 것은 언제일까. 소주를 이용한 오미자 침출주를 제외하면 오미자술의 역사는 매우 짧다. 채 10년도 안 된 최근의 일이다. 이유는 유기산이 많이 들어있어 희석하지 않으면 과실주로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신맛이 강했기 때문이다.

오미자를 술의 주재료로 사용한 회사는 문경에 있는 ‘오미나라’가 처음이다. 마스터 블랜더인 이종기 대표가 우리 재료로 된 우리 술을 기획하고 몇 년의 시행착오 끝에 오미자를 이용한 와인을 만들어 지난 2011년에 첫선을 보인 것이다.

스틸와인과 스파클링 와인 두 종류를 선보이고, 또 이를 증류한 브랜디까지 생산하면서 오미나라는 오미자와 관련한 최고의 술도가가 된다.

오미자로 처음 술을 만든 곳은 문경 오미나라이다. 지난 2011년 처음 양조에 성공한 이종기 대표는 최근 오미자와인의 대중화를 위해 새로운 상품을 출시했다. ‘오미로제 연’은 발효 숙성 기간이 예전 상품인 결보다 훨씬 짧다. (사진=오미나라)
오미자로 처음 술을 만든 곳은 문경 오미나라이다. 지난 2011년 처음 양조에 성공한 이종기 대표는 최근 오미자와인의 대중화를 위해 새로운 상품을 출시했다. ‘오미로제 연’은 발효 숙성 기간이 예전 상품인 결보다 훨씬 짧다. (사진=오미나라)

이어 오미자를 술의 재료로 사용한 곳은 같은 문경에 있는 문경주조였다. 대중적으로 소비하는 오미자생막걸리를 먼저 생산했고, 2년전 스파클링 막걸리 타입의 ‘오희’를 생산하면서 문경은 오미자술의 대명사가 된다.

이처럼 문경에서 오미자를 이용한 술이 많은 이유는 오미자의 전국 생산량 중  45%가량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 문경에서 오미자를 이용한 술 두 종이 이달 들어 새롭게 출시됐다.

오미로제 ‘연’ : 오미로제는 오미나라가 생산하는 오미자를 이용한 로제스타일의 와인명이다. 지난 2011년에 생산한 와인은 샴페인 방식으로 2차 발효까지 시킨 ‘오미로제 결’이었다. 알코올 도수 12도의 이 술은 발효와 숙성에 거의 3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개발한 술이 ‘오미로제 연’이다. 오미로제 연은 결과 달리 탱크발효공법으로 빚은 술이다. 발효와 숙성에 들어가는 시간도 1년으로 대폭 줄였다. 그만큼 생산단가도 줄게 돼 대중성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이 술은 1차 발효된 와인을 압력탱크에서 발효시키고, 여과 한 뒤 기압을 낮춰 병입하고 다시 3개월 정도 숙성시키는 샤르망 방식으로 제조된다.

오!미자씨 : 쌀을 이용한 우리 술을 빚으면서 오미자를 활용하는 것은 오미자 자체만을 발효시키는 것보다는 쉬운 일이다. 하지만 오미자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는 일은 여전히 술도가들의 고민거리. 이번에 오미자술을 낸 문경의 두술도가는 희양산막걸리로 젊은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곳이다.

김두수 대표는 문경의 특산품인 오미자로 자신의 시그니처 술을 만들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시험양조를 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찾은 방법이 생오미자즙을 넣어 발효시키는 것이었다. 알코올 도수는 막걸리의 맛과 오미자의 풍미를 최대한 이끌어 내기 위해 7.8도를 선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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