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이재만 투자전략팀장

하나금융투자 이재만 투자전략팀장
하나금융투자 이재만 투자전략팀장

<대한금융신문> 코로나 감염병 사태에 의한 경기침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현시점은 투자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시기이다.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 위기는 발생하지 않도록 각국 정부가 정책 공조를 통해서 막아내고 있지만, 실물경기에서 경기불황은 시간을 두고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감염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 등이 변수겠지만, 단기적으로 회복 중인 주가는 기업이익 감소와 함께 추가 조정이 나올 가능성도 아직은 남아 있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기업이익 하락과 주가 바닥의 경험을 비교해보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글로벌 증시는 급격한 안전자산 선호의 충격으로 단기적으로 1차 바닥(’08.11.21)을 기록한 이후, 회복되는 듯 보이다가 실적의 급격한 하향조정으로 다시금 2차 바닥(’19.3.13)이 형성됐다. 또 그 당시 실제로 2차 바닥의 주가 레벨이 1차 바닥보다 더 낮았다. 달러 인덱스나 변동성 지표 같은 시장 심리지표는 개선됐지만, 실적에 대한 실망으로 1차보다 더 낮은 주가의 바닥을 생성한 것이다.

물론 과거와 비교하기에는 금융위기 시기와 현재의 상장회사들의 산업 구성과 비지니스 컨셉은 매우 다르다.

당시 미국의 기업이익은 고점 대비 약 30% 가까이 하향 조정됐다. 그 당시에는 에너지, 자동차, 석유·화학 같은 경기순환 업종(구경제)의 이익 비중이 31%로 컸던 반면 현재는 16%로 매우 낮아졌다. 그래서 예상되는 유가 하락, 고용침체, 경기지표 쇼크 등의 상황이 기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그때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관건은 현재 60%에 해당하는 신경제(서비스업 및 4차산업)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IT 업종의 실적 변화이다. 만약 이번 코로나 위기로 인한 이익 감소가 과거와 다른 정도라고 한다면 4차산업 업종의 강한 이익 견인력 때문일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내 기업이익은 -40% 감소했었다. 올해 영업이익 기준 2월 추정치 대비로 볼 때 약 -23%의 이익의 추가적인 하향조정(당사 커버리지 기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업종은 실적 하향조정 이후에 연간기준 약 -3%, 유통, 화장품 등 씨클리컬 업종은 약 -49%, 은행 -46%, 자동차 -25% 등이었고 유틸리티 업종은 저유가로 인한 원가 하락으로 이익이 소폭 상향조정이 됐고 제약/바이오, 온라인 유통, 음식료, 인터넷/소프트웨어 업종은 하향조정폭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고점 대비 최대 -37% 급락 후 반전하고 있다. 국내 기업 하향 폭(-23%)의 수준이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위기와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4차산업 중심의 산업 구성이다. 주식시장에서 실적 쇼크의 우려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면, 결국 주가의 추가적인 급락 폭은 낮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태 이후 ‘비대면 서비스산업’의 성장이 예상된다. 온라인 구매, 택배, 물류, 디지털금융, 소프트웨어 산업은 이번 코로나사태로 발전이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 그 산업들의 배경이 되는 5G,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과 바이오 헬스케어와 같은 4차산업은 전반적으로 제2의 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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