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신규 발행한 물량 호가제출 0건
삼성·NH證 “물량 풀어도 괴리율 잡기 힘들어“
한국거래소, 호가제출은 발행사가 판단할 몫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의 괴리율이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괴리율 조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을 하지 않기로 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지난 15일부터 지금까지 자사의 원유 레버리지 ETN의 괴리율 조정을 위한 호가 제출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원유 레버리지 ETN에 각각 추가 물량 1억주, 200만주 씩을 발행했다. 그러나 18일 현재까지도 1억주, 200만주를 보유하며 단 한주의 물량도 풀지 않았다.

사실상 유동성공급자(LP)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LP는 지표가치와 시장가격의 차이인 괴리율을 조정하기 위해 매도·매수 양방향의 주문을 일정수량 이상 제출해야 한다. 물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호가 제출이 가능한데도 이들 증권사는 주문을 단 한 건도 제출하지 않았다.

물량을 풀어도 괴리율을 낮추는데 역부족이라는 게 이들 증권사의 입장이다. 투자자들의 매수세와 원유가격 급락으로 인해 괴리율이 2000%를 넘는 등 이례적인 상황에서는 지켜보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국제 원유가격 하락으로 유가 반등을 예상한 투자자들의 원유 레버리지 ETN 수요가 급증, LP가 보유한 물량이 품절된 바 있다. LP의 물량 공급이 중단되자 시장가격은 급등했고 괴리율은 계속해서 커졌다.

이에 원유 레버리지 ETN 발행사들은 추가로 물량을 발행해 괴리율 조정에 들어갔으나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계속됐고 발행된 물량마저도 차례로 품절됐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우 기존 물량 소진으로 각각 2000만주, 200만주의 추가 물량을 발행했으나 괴리율을 낮추지 못한 채 모두 소진됐었다.

또 현재처럼 괴리율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지표가치를 맞추기 위해 매도호가를 제시해도 지표가치보다 고평가 된 가격에 매도호가를 제시하게 된다.

예컨대 지표가치가 1000원, 시장가격이 2000원으로 괴리율이 100%로 나타났다고 가정할 때, LP가 제출할 수 있는 최대 하한가(-60%)인 1200원을 제출 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LP가 지표가치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도호가를 제시하게 될 경우 투자자들에게서 LP가 괴리율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금처럼 괴리율이 높은 상황에서 하한가를 제출하면 기존 투자자와 신규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관망하면서 앞을 살펴보는게 투자자보호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매도 가능한 수량이 200만주인데 이 물량을 모두 소진해도 괴리율이 잡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당국의 ETN 건전화 대책의 구체적 방안에 따라 괴리율에 어떻게 대응할지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LP가 호가를 제출하지 않는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 LP가 괴리율을 낮춰야 하는 필요성은 있으나 호가제출에 대해서는 발행사들이 판단할 몫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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