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3개사, 1분기 매출 증가에도 사업비율 변동 미미
모집수수료 과열경쟁 완화…"1200%룰 도입 시 안정화"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장기보험 매출 성장에도 손해보험사들의 사업비율이 안정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보험사는 매출이 늘어날수록 사업비도 그만큼 많이쓴다. 사업비의 대부분이 판매채널에게 지급해야 할 수수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 1분기 장기보험 월납환산 신계약보험료는 531억원으로 전년 동기(517억원) 대비 2.6% 늘어났다.

이 가운데 인보험은 457억원으로 전년 동기(414억원) 대비 10.4% 증가했다.

반면 장기보험 사업비율은 25.0%로 지난해 1분기(22.9%)보다 2.1%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사업비추가상각분을 감안해도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평가다. 보험업법에서는 표준사업비 이상으로 집행한 사업비는 바로 다음해 비용으로 집행(사업비추가상각)해야 해 초년도에 사업비 지출이 몰리는 부담이 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역시 올해 1분기 장기보험 신계약이 늘었음에도 장기보험 사업비율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올해 1분기 현대해상과 DB손보의 장기보험 월납환산 신계약보험료는 350억원, 341억원 전년동기보다 각각 16.7%, 4.9% 늘어났다.

이 가운데 인보험은 각각 300억원, 3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0%, 6.3% 늘었다.

장기보험 사업비율은 두 회사 모두 22.2%, 21.2%로 소폭 늘거나 오히려 더 줄어들었다.

신계약 확대에도 사업비율은 오히려 안정화되는 추세인 것이다. 업계는 인보험 판매 확대를 위한 손보사들의 모집수수료 경쟁이 완화하는 과정으로 본다.

손보사들은 지난 2017년부터 수익성 높은 인보험 확대를 위해 법인보험대리점(GA)를 대상으로 수수료 및 인센티브 경쟁을 펼치며 비용 지출을 늘린 바 있다.

하지만 GA에 대한 시책비 경쟁도 이제 잦아들었다는 평가다.

현대해상은 장기인보험 신계약 실적 중 47.9%(143억7000만원)가, DB손해보험은 46.8%(142억7400만원)가 GA채널에서 판매됐을 정도로 GA 의존도가 높지만 사업비율는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내년부터는 '1200%룰'이라 불리는 보험사업비와 수수료 개편안이 시행되면서 보험사의 사업비 지출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개편안에서는 보험설계사가 받는 모집수수료를 첫 달 가입자가 내는 월 보험료의 1200%(12배)로 제한한다. 보험사가 쓸 수 있는 사업비에 사실상 제한을 둔 거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 대부분이 지난 2019년 전체 또는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사업비율이 훨씬 개선됐고, 사업비추가상각으로 연초에 사업비 지출이 몰린다는 점에서 올해 사업비율은 점점 나아질 것”이라며 “내년 1200%룰이 시행되면 수수료 선지급 비율이나 수수료 차등이 완화돼 사업비 부담을 덜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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