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금융사 임원제한으로 교보문고 사장 자리에
신창재 복심 “차기 사장에 가장 근접한 인물 평”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조만간 박영규 교보문고 사장(사진)이 교보생명으로 금의환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2017년 생명보험업계를 휩쓴 자살보험금 사태에서 교보생명을 진두지휘하며 신창재 회장의 경영권을 지킨 복심으로 통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박영규 사장의 금융사 임원자격 제한 기한(3년)이 종료된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7년 5월 자살보험금 사태에 대한 징계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영업 일부 정지 1개월과 과징금 4억28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최고 경영자(CEO)인 신 회장에게 ‘주의적 경고’를 내렸고, 교보생명 임직원에 대해서는 감봉 등 무더기 제재가 나왔다. 신 회장의 경우 주의적 경고 처분을 받더라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상 경영활동을 이어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미등기임원이던 박 사장(당시 교보생명 부사장)은 달랐다. 지배구조법상 미등기임원에게 감봉 처분이라면 중징계인 ‘문책경고’와 수준이 같다. 이 경우 임원선임은 3년간 제한된다.

박 사장은 교보생명의 자살보험금 이슈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당초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신 회장에게 문책경고를 조치하려 했다.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는 중징계 처분이었지만 교보생명은 제재심 4시간 전 자살보험금을 ‘전건 지급’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제재심에 직접 나선 박 사장이 소비자보호와 보험약관의 중요성을 설파한 건 제재수위를 낮추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고위관계자는 “금융사 취업 제한으로 비금융계열사인 교보문고에 발령 난 것으로 안다. 내부서도 이 결정을 두고 ‘때를 기다리라’는 의미로 해석했다”라며 “임원자격 제한 기한이 끝나면서 윤 사장 라인에서도 (박 사장)복귀설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교보생명 핵심라인 가운데 독보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고려대 수학과를 졸업, 1986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2004년 경영관리실장(상무), 2013년 경인 FP 본부장(전무), 2015년 마케팅담당 겸 핀테크추진 TF장(부사장)을 거쳐 2018년 1월 교보문고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보험사의 위험평가를 담당하는 핵심 업무인 계리를 전담했다. 계리 전문가지만 경영능력을 쌓기 위해 신 회장이 직접 경인FC 본부장으로 영업현장에 배치했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한 교보생명의 차기 사장 자리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란 평가다. 신 회장의 ‘키맨’들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석기 부사장은 현재 신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간 풋옵션 갈등 해결을 위해 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표이사 자리에 앉은 윤열현 사장은 대표 영업통이다. 다만 FI와의 갈등시기와 겹쳐 악운을 만났다. 이러한 대내외적 상황으로 교보생명의 대표채널인 설계사(FC) 조직수와 신계약 매출은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복귀 시기의 문제라고 보는 직원들이 많다. 차기 사장 자리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란 게 내부적인 평가”라며 “(신 회장의)핵심 라인들 가운데 대부분이 자리를 이탈한 것도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싣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윤열현 사장은 지난해 3월 교보생명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임기는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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