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인증서비스 도입 예고에 자체 개발 분주
무한경쟁 시작…“기관 이용 많아야 활성화”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복잡하고 불편했던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신인증서비스 제도 도입이 예고된 가운데 은행들이 자체적인 인증서비스 개발 나서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계기로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신인증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신인증서비스는 은행별로 다른 발급 절차와 짧은 유효기간, 복잡한 비밀번호 등 기존 공인인증서에서 이용자가 경험했던 불편사항 해소를 목표로 한다.

금결원은 현재 신인증서비스의 구체적인 세부 내용을 검토 중이며, 공인인증서의 사용 범위와 권한이 축소되는 오는 11월에 맞춰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준비해왔던 인증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인증서비스와 연계된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업권 공동체계 시스템보다 독자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활용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KB모바일인증서’ 기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KB모바일인증서는 고객이 공인인증서 이용 불편 없이 간단한 가입절차로 이체, 상품거래 등 온라인뱅킹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국민은행이 자체기술로 개발해 지난해 7월 도입한 서비스다.

국민은행은 이달 중으로 공인인증서 없이 불가능했던 온라인 대출 연장·실행 업무를 KB모바일인증서로도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이 부분이 해결되면 KB모바일인증서를 보유한 고객은 공인인증서 없이 국민은행의 모든 여신 업무를 온라인으로 복잡한 절차 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또 KB모바일인증서의 사용처를 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그룹 내 다양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채널처럼 이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공인인증서보다 보안을 강화한 자체 인증서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 역시 통합 뱅킹앱 ‘원(WON)뱅킹’에 자체 인증서를 도입하는 방식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공인인증서에 법적으로 부여됐던 우월적 지위가 없어진 향후 인증서비스 시장은 간소화, 단일화를 넘어선 ‘활용도’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공인인증서 불편해소에 초점을 둔 신인증서비스로 고객 요구를 만족시키기엔 한계가 있다. 신인증서비스도 미래엔 제2 공인인증서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은행들이 내놓은 자체 인증서비스가 국세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유관기관에서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유관기관에서 시중에 널린 인증서를 모두 채택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라며 “은행 인증서비스의 보안성과 기능이 아무리 우수해도 유관기관에서 사용을 제한하면 활용 범위가 한정적이게 된다. 이 경우 새롭게 형성된 사설인증시장에서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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