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후보군, 올 7월 발표서 9월로 연기
김 회장 임기에 맞춰 연기가능성도 솔솔

<대한금융신문=박민현 기자> 차기 대구은행장 후보 발표가 두 달 연기됐다.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을 맡고 있는 김태오 회장이 한시적 겸직 체제를 연장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차기 대구은행장 후보 선정이 오는 7월에서 9월로 두 달 미뤄졌다.

차기 대구은행장 숏리스트로 선정된 3인은 황병욱 부행장보, 김윤국 부행장보, 임성훈 부행장보 등이다.

DGB금융은 이들 1차 후보군 대상으로 1년의 최고경영자(CEO) 육성프로그램인 ‘DGB 포텐셜 아카데미(Potential Academy)’를 추진하고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DGB금융은 지난 2월부터 6개월의 절차를 진행한 뒤, 후보자를 선정하고 약 6개월간 해외연수가 계획돼 있었다. 이후 은행장 취임은 오는 12월이었다.

후보자 선정이 연기된 건 최근까지 내부 간부들이나 간부노조위원장도 모르고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로 서울에서 위탁업체 강사들 및 심사위원들이 대구까지 내려오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일각에선 김 회장의 겸임시기 연장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태오 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며 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이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도 힘을 보탤 수있다. 권 사외이사는 경북고 출신으로 김 회장의 2년 후배다. 

권 전 원장은 사외이사가 된 이후 지주 이사회 의장과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은행장 선임에 ‘입김’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 임기는 오는 2022년 3월로 김 회장의 임기보다 1년 늦다.

한 관계자는 “DGB금융은 지방 지주 3사 가운데 규모가 제일 작고 원뱅크 체제에서 굳이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할 필요가 있겠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라며 “겸임을 유지하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장 후보자 선정을 미룬 건 올해 12월 임원인사를 염두에 두었다는 말도 있다”라며 “현재 후보군 3명 모두가 은행장으로 선임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할 당시에 제시한 차기은행장 선정계획이 졸속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2년을 한시(?)적으로 겸임한다고 했고 이를 희석시키기 위해 차기 은행장 후보를 내부 절차에 의해 선임하면 될 것을 은행장 육성 프로그램이라는 검증되지 않는 절차를 거액을 들여 추진하고 있다.

전임원을 대상으로 약 1년간 이 프로그램을 통해 1차 후보군 3명을 확정했다. 그리고 6개월간 이 프로그램의 강도 높은 과정을 거쳐 이들 중에 한 명을 은행장 후보로 선정하고, 약 6개월간 해외연수를 다녀온 후에 은행장에 취임을 한다는 계획자체가 엉성하기 짝이 없다는 여론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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