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산은·수은 재무건전성 악화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 은행권의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이 지난해 말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72%로 전 분기 말보다 0.54%포인트 떨어졌다.

기본자본비율(12.80%)과 보통주자본비율(12.16%)은 각각 0.41%포인트, 0.40%포인트 하락했다.

1분기에 위험가중자산 증가율(4.7%)이 자본 증가율(총자본 기준 1.0%)을 웃돌아 자본비율이 하락했다.

기업대출(32조7000억원↑), 장외파생상품 관련 위험가중 자산(16조원↑), 시장 위험 가중자산(6조6000억원↑) 등 위험가중 자산은 총 73조원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1분기에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자 은행들이 대출에 적극 나서고, 환율 상승으로 장외파생상품 관련 위험가중 자산이 증가한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은행별로 보면 씨티은행의 총자본비율이 18.44%로 가장 높았고, 부산은행(16.13%)이 뒤를 이었다.

신한(15.54%)·우리(14.77%)·하나(15.62%)·국민(15.01%)·농협(14.80%) 등 대형은행을 포함한 모든 은행이 BIS 기준 규제 비율(10.5%)을 웃돌았다.

은행 대부분의 총자본비율은 3개월 전보다 떨어졌다.

특히 국책은행으로 코로나19 지원의 최전선에 선 산업은행(13.33%)과 수출입은행(13.73%)의 총자본비율은 각각 0.73%포인트, 0.82%포인트 떨어져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컸다.

반면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14.29%)와 케이뱅크(11.14%)의 비율은 각각 0.81%포인트, 0.25%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분기부터 인터넷 전문은행도 자본 건전성 규정인 바젤Ⅰ 대신 바젤Ⅲ를 적용받아 개인신용대출의 위험 가중치 적용률이 종전 100%에서 75%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은행을 자회사로 둔 은행 지주회사의 자본 비율도 하락했다.

은행 지주사의 총자본비율은 13.40%로 전 분기 말보다 0.14%포인트 내려갔다.

지주사의 기본자본비율(11.97%), 보통주자본비율(10.95%)은 각각 0.13%포인트, 0.15%포인트 떨어졌다.

1분기 중 위험가중자산 증가율(3.7%)이 자본 증가율(총자본 기준 2.7%)을 웃돌아 자본 비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KB(14.02%)·하나(13.80%)·신한(14.06%)·농협(13.80%) 등 대형 지주사의 총자본비율은 13∼14%대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11.79%)·DGB(12.06%)·JB(12.95%)·BNK(12.98%)금융지주는 총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부분의 은행과 지주사가 규제 비율 대비 자본 여력을 갖고 있다”면서 “바젤Ⅲ 최종안 시행(6월)에 따라 주요 시중·지방은행의 BIS 비율이 1∼4%포인트 이상(은행 자체 추정)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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