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Q 대출채권 5.42%↑ 충당금 3.37%↓
중금리대출 확대, 자산매각으로 리스크관리

SBI저축은행 대출채권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이. (표=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SBI저축은행이 중금리대출 확대로 ‘대손충당금 부담 완화, 건전성 지표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대출채권(7조7727억원)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2669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대출채권은 5.42%(3996억원) 늘어났지만 대손충당금 규모는 3.37%(93억원) 줄었다.

SBI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지난 2018년 3.83%, 이듬해 3.75%, 올해 1분기 3.43% 등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 중심의 대출영업을 전개해 리스크를 낮춘 점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금리의 하락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SBI저축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작년 기준 연 18.59%에서 지난달 말 16.79%까지 떨어졌다.

저축은행업계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규제에도 대손충당금이 줄어들 수 있었던 이유다.

현재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인정 기준은 평균금리 16%, 최고금리 19.5% 수준이다. 저축은행은 금리가 20% 이상인 고위험 가계대출의 경우 충당금을 50% 추가 적립해야 한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연체율 상승에 따른 손실이 우려되면서 더욱더 보수적으로 대출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1분기 SBI저축은행의 회수가능채권은 7조5447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견줘 5.97%(4249억원) 늘어났다. 반면 불확실 또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채권은 9.97%(253억원) 줄어든 228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93%로 지난해 말(3.44%)보다 1.15%포인트 감소했다.

연체율도 1분기 기준 2.27%로 전년 말보다 0.3%포인트 줄었다. 이 기간 저축은행업계의 평균 연체율은 4%로, 0.3%포인트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자산건전성비율 제고 등을 위한 대출채권 매각 효과도 한몫했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신용회복채권, 일반채권 등의 자산을 매각해 대손충당금 713억원을 덜어냈다. 지난해에는 총 3330억원의 채권을 팔아 2151억원의 충당금을 줄일 수 있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이 감소한 것은 고금리대출 비중이 줄고 중금리대출을 확대한 영향이 가장 크다”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2~3분기에는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리스크관리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BI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65억원) 대비 86.6% 증가한 수치로 분기 최대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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