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자금조달 위해 지분 매각
업황 악화에 금산분리 선제적 대응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최근 롯데캐피탈의 최대주주가 호텔롯데에서 일본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으로 변경됐다. 

호텔롯데가 코로나19(Covid 19) 확산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으며 현금 확보에 나선 영향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호텔롯데와 부산호텔롯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자금조달 등을 위해 롯데캐피탈 지분을 각각 6.78%씩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에 매각했다.

기존 2대주주였던 일본의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은 롯데캐피탈의 지분 과반수(51%)를 차지하며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롯데지주와 분리된 금융계열사 중 유일하게 롯데그룹의 계열사로 남았다. 앞서 롯데지주는 롯데캐피탈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일본에 손을 내민 바 있다.

당시 롯데지주와 롯데건설은 각사가 보유한 캐피탈 지분 25.64, 11.81%를 일본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에 매도했다.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 지주사가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어서다.

이 과정에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은 각각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과 JKL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뀌었지만, 알짜기업으로 평가받는 롯데캐피탈만은 롯데그룹이 그대로 품에 안았다.

업계는 이번 롯데캐피탈의 최대주주 변경이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본다.

애당초 호텔롯데는 상장 및 롯데지주와의 합병 추진 과정에서 롯데캐피탈의 지분을 팔려고 했으나, 코로나 여파로 업황이 어려워지자 일정을 더 당겨서 매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현재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로 롯데지주에 편입되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롯데지주가 지배력 강화를 위해 호텔롯데의 상장 후 합병 수순을 밟을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텔롯데의 상장 후 합병 시나리오서 호텔롯데가 롯데캐피탈의 주주로 남아 있다면 또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 돼 호텔롯데의 롯데캐피탈 지분매각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호텔업계가 워낙 어려워지면서 호텔롯데의 자산유동화가 필요해졌다”며 “결국 롯데캐피탈 지분을 일부 매도해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편 호텔롯데의 상장 및 롯데지주와의 합병 추진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호텔롯데는 이미 두 차례 상장 추진이 무산된 데다 최근 경영상황도 어려워 기업공개(IPO)가 기약 없이 미뤄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롯데 매출의 주축인 면세점사업과 호텔사업 모두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입어 시장가치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4분의 1가량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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