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1 07:50 (토)
[단독] 보험설계사 수수료 개편 빈틈…신인·영업관리자 예외
[단독] 보험설계사 수수료 개편 빈틈…신인·영업관리자 예외
  • 박영준 기자
  • 승인 2020.06.25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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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에 대한 대가·계약서 발생한 이익 모두 수수료로 정의
사업가형지점장·육성팀장 등 계약직 관리자 규제는 모호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보험모집인(설계사)에 대한 모집수수료 규제를 담은 세부지침의 초안이 나왔지만 논란이 예상된다.

사업가형 지점장, 육성팀장 등 계약직 신분의 영업 관리자나 1년 미만의 신인설계사에 대해서는 초년도 수수료 제한을 회피할 여지가 있어서다.

25일 본지가 입수한 ‘수수료 체계 개편 관련 FAQ(Frequently Asked Questions)’에 따르면 보험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는 신계약비 관련 모든 비용 항목이다.

앞서 지난 1월 금융위는 보험 모집수수료 체계 개편을 위한 보험업감독규정 일부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보험업계는 내년부터 시행될 모집수수료 체계 개편사항의 실무적용을 위한 세부기준을 법무법인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

FAQ는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에 명시된 수수료의 해석을 Q&A 방식으로 정리했다. 보험업권 자체 검토가 완료되면, 이를 토대로 금융위는 세부사항에 대한 유권해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모집수수료 체계 개편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1차년도 모집수수료를 계약자가 납입하는 1년치 보험료(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다. 일명 ‘1200% 룰’로 불린다.

FAQ에서는 모집인에게 주는 수수료의 정의를 신계약비 관련 모든 비용항목으로 정의했다. 모집에 대한 대가나 계약에서 발생한 이익과 관련한 모든 형태의 금전, 물품은 모두 모집수수료로 보겠다는 의미다.

신계약비에는 비례수당, 점포운영비, 판매촉진비, 광고선전비, 교육훈련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전속설계사 조직뿐만 아니라 외부채널인 법인보험대리점(GA)에 제공하는 점포운영비도 1200% 룰을 적용받는 모집수수료로 해석했다.

사업가형 지점장은 예외?

FAQ는 쟁점 사안이던 비모집인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1200% 룰이 적용되는지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비모집인은 보험 판매를 하지 않으면서 리쿠르팅이나 교육 등으로 인센티브를 받는 사업가형지점장, 영업팀장, 육성코치, 설계매니저 등이다. 

보험사에게 수수료를 받지만, 이를 보험의 직접 판매에 따른 대가로 보긴 어렵다. 예를 들어 계약직 지점장 등이 설계사를 모집해 해당 설계사의 수당을 나눠 갖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1200% 룰에서는 초년도에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지급받은 수수료와 해약환급금의 합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높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설계사가 직접 보험에 가입해 인센티브만 챙기고 해지하는 식의 행위를 막기 위한 방법이다.

FAQ에서는 초년도에 1200% 한도를 초과해 지급한 수수료는 보험계약이 해지될 경우 보험사가 환수를 위해 합리적인 노력을 해야 하지만, 환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다. 

또 수수료 환수가 불가능한 경우를 금융위가 유권해석 등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비모집인은 1200% 룰 적용이 어렵다는 식의 해석도 가능해 추후 논란이 예상된다. 

메리츠화재나 오렌지라이프생명 등 일부 보험사는 사업가형 지점장이 전속조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업가형 지점장은 사실상 GA와 운영형태가 비슷해, 해석에 따라 전속조직과 GA간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신인설계사 정착비는 인정

보험사가 1년 이내의 신인설계사에 지급하는 금액인 ‘신인활동지원비’ 항목은 수수료 규정에 신설, 1200% 룰에서 예외하기로 했다. 

처음 설계사를 시작하거나, 설계사의 활동이력 조회가 가능한 ‘이클린보험서비스’ 내 3년간 등록이 없었던 설계사가 대상이다.

신인활동지원비는 노트북이나 정착지원비 등 1년간 수수료와 별도로 지원하는 성격의 경비만 인정한다. 보험사도 신인활동지원비가 보험 모집활동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가 아니라는 명확한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신인설계사에 대한 모든 활동지원비는 2차년도부터 지급할 수 없다. 또 신인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정착지원비의 일부를 지점장 등 영업 관리자에게 주지 못하도록 했다. 

올해까지 보험사가 신인설계사를 대상으로 약속한 정착지원비 등은 수수료 규제 시행과 상관없이 지급할 수 있다. 법 개정으로 신인설계사의 소득 감소를 강요할 수 없다는 점이 작용했다.

최근 대형 보험사들이 정착지원비를 확대해 신인설계사를 경쟁적으로 모집하는 것도 이번 모집수수료 개편을 염두에 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비용을 써서 신인설계사를 많이 확보해도, 내년 1200% 룰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개편안의 법령상 해석이 조금만 달라져도 설계사에게 첫해 주는 수수료의 총량이 달라질 수 있어 보험사마다 촉각을 세우는 중”이라며 “아직 초기 버전이라 보험사의 의견수렴을 거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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