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대출, 지자체 금고 운영업 위축에 수익 악화
중금리대출 상품·서비스 확대로 은행권 틈새시장 공략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BNK경남은행,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들이 중금리대출 확대를 통한 수익 개선에 나서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시중은행의 지방 영업 드라이브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의 지난 5월 전체 신용대출 중 중금리대출(연 5~10%) 취급 비중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대폭 감소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1년 새 중금리대출 비중이 지난해 5월 22.8%에서 올해 7%로 줄어들며 감소율이 69%로 가장 높았다.

NH농협은행이 같은 기간 15.5%에서 7.14%로 줄었고, 우리은행도 14.1%에서 6.5%로 감소했다. 이어 하나은행이 23.4%에서 12.9%, 신한은행이 11.1%에서 7.1%로 각각 떨어졌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2017년 정부의 포용적 금융 강화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중금리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관련 상품 라인업을 늘린 바 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낮은 수익성과 연체율에 부담을 느낀 시중은행들은 중금리대출 판매에 재차 소극적인 모습을 취했고,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은 다시 줄기 시작했다.

BNK경남·BNK부산·DGB대구·전북·광주·제주 등 6개 지방은행의 같은 기간 신용대출 중 중금리대출 비중 증감률은 은행별로 차이를 보였다.

BNK경남은행은 지난해 5월 26.7%에서 올해 5월 36.1%로, 전북은행은 23.9%에서 32.9%로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제주은행은 14.7%에서 14.5%로, DGB대구은행은 34.4%에서 30.6%로 소폭 감소했다.

BNK부산은행은 지난해 5월 34.9%에서 올해 5월 19.7%로, 광주은행은 54.6%에서 22.2%로 줄어들었다.

부산은행과 광주은행의 약진으로 지방은행 전반의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이 줄긴 했으나, 코로나19에 피해를 본 가정의 생계 지원을 위한 초저금리 대출상품이 대규모로 공급된 상황에서도 시중은행과 비교해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지방은행들은 경기침체로 지역 기업대출 수요가 급격히 줄고, 시중은행의 공세로 전유물이었던 지방자치단체 금고 운영사업에서조차 입지가 좁아지자 중금리대출을 더욱 활성화하는 데 주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지방은행의 중금리대출 확대는 수도권 진출 전략과도 맞물린다. 수도권에선 규모가 큰 시중은행과 일반 상품으로 직접 경쟁하기 어렵지만,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이용을 주저하는 중·저신용자를 겨냥한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해나갈 수 있다.

지방은행들은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며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 23일 직장인들이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한도를 조회할 수 있는 ‘토닥토닥 서민&중금리 대출’을 새롭게 출시했다. 영업점포 수가 적어 접근성이 떨어지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했다.

BNK경남은행은 지난달 28일 종합금융서비스앱 ‘마이뱅크’에 ‘BNK더조은중금리신용대출’을 론칭했다.

마이뱅크 이용자들은 별도 서류 제출 없이 공인인증서와 소득 정보를 입력만으로 금융권 7곳의 대출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경남은행은 마이뱅크 플랫폼을 통해 2금융권 중금리대출보다 금리 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품을 외부에 홍보하고, 고객 유치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북은행의 경우 P2P(개인간거래)기업 피플펀드와 협업 구조를 통해 2금융권 대출 보유자 중 상환가능성이 높은 우량 대출자를 선별해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 상환 능력이 있음에도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차주다.

전북은행은 피플펀드 연계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연평균 386억원의 취급액을 올리고 있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권 틈새시장으로 여겨지는 중금리대출은 수익성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지방은행들의 탈출구로 주목받는다”며 “다만 중금리대출은 상대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극적인 취급액 확대와 동시에 리스크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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