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규모 4년새 1000% 증가…부담이자 오르는데
운용자산이익률은 매년 감소세 “수익성 악화 우려”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에 의존하다 이차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예금보험공사가 발간한 생명보험사 경영위험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들의 자본성증권 의존도는 6.9%로 지난 2015년 1.3%에서 4년만에 5.6%포인트나 상승했다.

보험사의 자본확충 방법은 크게 △유상증자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 3가지로 이 가운데 자본성증권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말한다.

자본성증권 의존도가 30%를 웃도는 보험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의존도 심화는 지난 2015년부터 생보사들의 자본성증권 발행을 늘렸기 때문이다.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는 지난 2015년 1000억원에서 지난해 약 1조1000억원으로 1000%나 증가했다.

생보사들이 자본확충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IFRS17는 원가로 하던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골자다. 시가평가 적용시 보험사의 가용자본이 감소하고 요구자본이 증가해 자본 확충 압박이 커진다.

예보는 과도한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생보사의 이차손실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은 일반채권과 비교해 발행금리가 비싸 이자비용 부담이 높은 편이다.

반면 저금리 장기화로 조달자금을 운용해 생보사들이 낼 수 있는 운용수익은 점점 줄고 있다.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 2015년 4.0%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3.55%로 매년 감소세다.

자본확충을 위해 자본성증권을 과도하게 발행하는 생보사의 경우 자본성증권 부담이율과 운용자산이익률간 차이로 이차손실이 심화,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보험업계에 수익성 저하로 이익의 내부유보를 통한 자본확충에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신제도 도입에 대비한 자본확충이 요구되고 있다”라며 “자본성증권 발행은 이자부담을 초래하며, 최근 자금조달시장 경색은 자본확충계획에 차질을 발생시킬 수 있어 자본확충계획 및 신용스프레드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생보사들은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인한 이차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안전자산을 줄이고 해외·대체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이들의 안전자산 비중은 지난 2018년 55.7%에서 지난해 54.2%로 1.5%포인트 감소했다. 이와 반대로 해외·대체투자 비중은 같은기간 34.6%에서 35.5%로 0.9%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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