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김중원 투자전략팀장

글로벌 경제는 주요국들의 경제 재개가 시작되면서 전반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한편 주식시장은 코로나19발 경기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미 연준(Fed)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정책효과로 유동성 랠리를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동성의 힘으로 급등한 글로벌 증시와 경제 펀더멘탈 간의 괴리가 높다는 인식이 부각된다. 이에 따라 금융증시도 숨 고르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증시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유동성 장세 이후 펀더멘탈 개선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하반기 유동성 장세 이후 펀더멘탈 개선에 기초한 상승흐름을 전망한다. 

과거에도 주요 선진국 경기가 저점을 기록한 이후 신흥국 수출이 크게 개선됐다. 제조업 비중이 높고 코로나 방역에 성과를 기록한 아시아 신흥국은 하반기 기대되는 실적 장세에 수혜가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더불어 아시아 신흥국의 높은 정보통신기술(ICT)산업 경쟁력으로 코로나19로 부각되는 언택트(비대면) 산업 수혜가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또 높은 외환보유고와 낮은 부채비율 등 재무적 안정성 또한 높은 점도 긍정적이다.

주요국들의 적극적 부양책 속, 주요 경제지표의 개선은 글로벌 경제 회복 사이클 진입의 신호탄이다. 글로벌 경기의 회복은 ‘주요국 경제회복 → 신흥국 수출 확대 → 원자재 가격 회복’ 수순을 밟아간다. 

G7 국가의 5월 OECD 경기선행지수는 4월 저점에서 반등하며 주요국들의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4월 93.5 → 5월 95.0). 금융위기 이후 2009년에도 G7의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한 후, 신흥국 수출 반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사례를 참조해도 하반기 신흥국 수출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신흥국 중 아시아 신흥국이 하반기 수출 개선 기대가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먼저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를 가진 국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국면 대면 접촉이 많은 서비스업보다 제조업에서의 고용회복 및 정상화 과정이 상대적으로 빠를 수밖에 없다. 중국, 한국, 베트남 등의 지역에서 코로나 방역이 빨리 성공한 이유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경제 노출도가 높아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이 타 지역 대비 빨랐다는 점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달러화 대비 환율 경우에도 아시아 신흥국인 대만, 필리핀, 홍콩, 베트남 등의 환율 변동성이 가장 적었던 반면 브라질, 남아공,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 라틴 신흥국들의 환율 절하가 가장 컸다. 

다만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서도 국가별로 선별적 접근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아직 금융시장 및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주요변수들은 상존하고 있다. 

경제 회복 및 교역량의 회복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발생 지속 기간과 부양 정책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는 코로나19 방역에 조기 성공한 베트남과 대만 주식시장에 투자가 유망한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한 당선 전략이 미중 무역갈등 심화더라도 코로나19 변동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상황 속에서 경제에 더 큰 충격을 가하면서 변동성을 키울 것인가는 의문이다. 미중 무역분쟁 관련 노이즈는 지속적으로 일어나겠으나, 본격적인 대중 관세 부과는 재선 성공 이후가 될 확률이 높다. 

베트남은 코로나19 방역에 조기 성공하며 절대적으로 적은 확진자 수와(400명 이하) 사망률 0%에 달하는 방역 결과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2020년 하반기 베트남의 투자매력은 코로나19에도 불구 높은 경제 성장 기대치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2.9%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률이 전망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코로나19 발생 전 성장률 수준(약 7%)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유렵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인 EVFTA(EU-베트남 FTA) 체결로 중장기적으로 성장률 제고가 기대된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 과정에서도 혜택이 기대된다. 

대만은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1월 중순 대비 체제에 돌입하고 2월부터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등 중국과의 통로를 막으며 초기 방역에 성공함에 따라 500명 미만의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대만도 우리나라와 같이 대대적인 경제 봉쇄 없이 방역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나라다. 대만 경제는 향후 투자 유턴 정책인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코로나를 통한 글로벌가치사슬(GVC) 개편 노력은 이번 경제 회복에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된다.

또 높은 IT산업 비중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 대만 경제에 수혜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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