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축소 따른 고객 불편 없도록 대면 업무효율 최적화”
데이터 분석 기반 프로세스 개선, 지점 내방 예약제 도입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은행지점 창구 모습.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은행 지점 창구 모습.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지점 통폐합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은행들이 남아있는 지점의 더욱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은행은 올해 안으로 140여 곳의 지점을 정리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이미 95곳을 줄였고, 하반기에 신한은행 6곳, 국민은행 15곳, 우리은행 15곳, 하나은행 10곳의 지점이 통폐합될 예정이다.

은행들의 지점 통폐합은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하기 시작한 지난 2015년부터 가속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말 4382곳(출장소 제외)이었던 5대 은행의 지점 수는 지난해 말 3872곳으로 줄었다.

은행들이 지점 통폐합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사회 전반에 디지털·언택트(비대면) 바람이 거세지면서 고객들의 모바일뱅킹 이용 빈도수가 급증, 오프라인 지점 운영이 과거처럼 비용면에서 합리적이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연령층 고객과 대출 심사나 복잡한 금융상품 판매 등 여전히 대면 영업이 불가피한 영역이 존재하는 만큼, 은행들은 지점 통폐합에 따른 고객 불편이 없도록 남아있는 지점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안을 고민하고, 도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고객 요청 업무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감하고 업무 프로세스의 획기적 개선이 가능한 ‘프로세스 마이닝’ 솔루션을 은행권 최초로 도입했다.

프로세스 마이닝 솔루션은 사용자의 시스템 사용 로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무 처리 프로세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미지 맵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분석하는 데이터 기반 신기술이다.

솔루션 도입을 통해 직원들은 실제 업무 기록의 순서와 빈도를 종합·분석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됐으며 업무 기록을 시각화한 이미지 맵을 통해 업무 흐름, 각 업무별 처리 소요시간, 병목현상 발생 지점 등의 확인도 쉬워졌다.

신한은행은 솔루션을 활용해 대출 신청 및 신규업무, 담보 관련 업무 등 영업점에서 자주 발행하는 업무의 처리 과정을 우선으로 분석하고 업무별 최적 프로세스 제안 및 업무 누락 알림 등을 통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업무 효율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점 방문 고객의 대기시간 단축을 위해 이달부터 신청서 사전작성 시스템인 ‘스마트창구 Plus’ 서비스를 시행한다.

스마트창구 Plus는 지점에 방문한 고객이 대기시간 동안 거래할 업무에 대한 필요정보를 사전에 작성하고, 차례가 돼 직원과 창구 거래 시 미리 작성한 서식과 정보를 호출해 간편히 업무를 처리하는 디지털 사전작성 공간이다.

적용대상 업무는 고객들이 빈번히 이용하는 입금, 출금, 환전, 전자금융 및 비밀번호 변경 등과 같은 변경·신고 업무다.

서비스 이용방법 중 QR코드 접속을 통한 고객 스마트폰에서의 신청서 작성은 시중은행 최초로 적용된 서비스로, 별도 인증절차 없이 고객 자신의 휴대폰을 활용해 작성할 수 있어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며, 영업점의 태블릿PC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스마트창구 Plus는 디지털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을 위해 화면의 메뉴를 사용자 중심으로 최대한 직관적이게 구성했다. 또 고객이 사전작성을 했더라도 지점 창구에서 직원이 최종 업무처리하지 않으면 거래가 완료되지 않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핀테크 활성화로 비대면 거래가 늘던 와중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지점 방문객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에 은행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지점 수를 줄여나가고 있다. 고객의 금융 편의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점 운영 효율화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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