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위험보험료 4년 만에 2배 증가
유병자서 손해율 급증…세트판매 영향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메리츠화재가 최근 몇년간 실손의료보험 판매를 급격히 늘리면서 손해율 문제에 직면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실손보험 보유위험보험료는 지난 2016년 5903억원에서 지난해 1조179억원으로 4년 만에 72.4%(4276억원) 급증했다. 

보유위험보험료는 원수보험료(매출)에서 재보험 출재를 제외한 금액이다. 실손보험은 갱신 시 보험료 인상으로 인한 보유위험보험료 증가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같은 기간 상위 4개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보유위험보험료 증가율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최근 몇 년간 실손보험 판매량이 급작스럽게 늘어났다는 것이 관련 업계 분석이다.

지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장기인보험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실손보험 판매도 자연스레 증가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손보험은 손해보험사의 대표적인 적자 상품이다. 지난해 기준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의 손해율은 120~150%에 달한다. 1만원의 보험료를 받아 최대 1만5천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뜻이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특히 유병자 실손보험의 손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리츠화재의 유병자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8년 55.0%에서 지난해 70.8%로 15.8%포인트 급증했다. 

이는 유병자 실손보험을 취급하는 11개 보험사의 유병자 실손보험 손해율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 2018년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유병자 실손보험은 가입 심사요건을 완화해 병이 있어도 가입이 가능한 대신 일반 실손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다.

유병자 실손보험에 대한 인수기준을 낮췄음에도 인센티브 지급을 통한 판매활성화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8년 경증질환에 대한 수술이나 입·통원 이력이 있는 유병자도 별다른 심사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심사 문턱을 낮춘 바 있다.

또 설계사가 수수료 외에도 판매실적에 따라 추가로 받는 인센티브(시책) 달성 기준에 실손보험 판매액도 포함시키면서 자연스레 판매유인이 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유병자보험+유병자실손’ 세트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 실손보험 판매를 늘리면서 손해율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안다”라며 “올해 매출 확대에서 수익성 중심의 전략으로 노선을 바꾼 만큼 그간 판매를 늘려온 실손보험 손해율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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