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반사이익에 반기 4000억대 손실 절감 추정
2~3월 운행량 줄어든 탓…보험료 인상효과도 반영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만성적자 상품인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개선으로 상반기 손해보험사들의 실적 선방이 전망되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손보사(삼성·현대·DB·KB)의 자동차보험 상반기 누적 손해율은 83.4~84.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누적 손해율 86.5~87.0%와 비교하면 2.6~3.3%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보험사별로 비교하면 삼성화재는 84.2%로 전년동기 대비 2.8%포인트 떨어졌으며 현대해상은 83.9%로 2.6%포인트, DB손해보험은 83.4%로 3.2%포인트, KB손해보험은 83.5%로 3.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는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손보사들의 순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보험업계 대표적인 만성적자 상품이다. 정부의 가격 통제로 손해율이 올라도 인상 요인을 보험료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탓이다. 그렇다 보니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손보사들의 순이익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손보사 당기순이익은 총 2조2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 줄었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악화하고 장기보험 사업비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하반기 대형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0%를 넘어선 바 있다.

업계에선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MS)이 20% 수준인 대형사들의 손해율이 10%포인트 개선될 경우 분기 세전 이익이 900억원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정대로면 올해 상반기 대형 손보사들은 약 4000억원의 손실액 절감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자동차보험료 인상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손보업계는 두 차례에 걸쳐 보험료를 인상했다. 올해 1월에도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3.5% 올렸다. 자동차보험은 1년 단위 계약이다 보니 보험료 인상이 반영되는 데까지 최소 1년이 걸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운행량이 감소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이동량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전 1월 중순까지 포착된 토요일 이동량은 1800만선이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2월 초에는 1376만건, 3월 초에는 1015만건까지 이동량이 급감했다.

DB금융투자 이병건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병원 이용이 감소하면서 실손 손해율이 개선되기도 했지만, 실적 개선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이라며 "지난해 보험료 인상 효과가 반영되고 있고, 자동차 운행량 감소가 관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손해보험업계는 상반기 안정세를 보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로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보협회에 의하면 지난 9일부터 27일 오전 9시까지 대형 손보사 4개사에 집중호우로 발생한 차량 피해 접수 건수는 162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차량침수는 1585건으로, 이로 인한 손해액은 161억2000만원으로 추정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 순이익은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상반기엔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대부분 손보사가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하반기엔 태풍, 홍수 등 계절적 요인으로 자동차 손해율이 치솟을 수 있어, 손해율 관리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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