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잇따른 사모펀드 사고로 상대적으로 외면받던 공모펀드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도 판매보수 인하, 다양한 상품 출시 등 각종 공모펀드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도 공모펀드 활성화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개인 판매 잔고 공모펀드↑, 사모펀드↓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개인 투자자 대상 공모펀드 판매 잔액은 87조435억원으로 올해 3월말(84조1610억원) 대비 2조8825억원 증가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3월말 21조8659억원에서 6월말 20조4195억원으로 1조4464억원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사모펀드와 공모펀드의 개인 투자자 대상 판매 잔고가 함께 상승했으나 올해는 사모펀드 판매량은 감소하고 공모펀드 판매량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사태와 라임사태, 올해는 옵티머스사태까지 이어지며 사모펀드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자 개인 투자자들이 사모펀드를 외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펀드 유형별 판매 잔고를 보면 파생형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에 자금이 집중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말 파생형 펀드 판매 잔고는 11조3118억원으로 3월 말 대비 3조3806억원 늘어났고, 같은 기간 MMF는 23조5038억원으로 2조337억원 증가했다.

주식과 채권 등 증권형 펀드는 오히려 판매 잔액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말 증권형 펀드 판매 잔고는 49조9203억원으로 3월 말 대비 3조8478억원 줄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증시가 하락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직접 투자자들이 늘어난 탓이다.

향후 증권형 펀드의 잔고까지 늘어나게 되면 공모펀드 판매 잔고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락장에서 투자하는 것과 다르게 주식시장이 회복한 이후에는 직접투자 종목선정이 어려워져 투자자들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유안타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급락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이익을 낼 수 있지만 증시가 회복한 상황에서는 종목 선택이 어렵다”며 “이럴 때는 공모펀드가 대안이 된다. 사모펀드보다 엄격한 시스템으로 운용 되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정부·업계, 공모 활성화 위한 유인책 시도

정부와 업계에서도 공모펀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24일 금융위원회는 포스트코로나 금융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알렸다.

해당 방안을 통해 앞으로 공모펀드 판매채널이 개선된다. 기존 은행과 증권사에서 판매되던 공모펀드가 통합자문 플랫폼, 온라인 펀드슈퍼마켓 등 온라인에서도 판매 될 수 있게 조성된다.

투자자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외화표시 MMF,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등 신규상품 도입하고 펀드 운용·업무 효율성 제로를 위한 규제개선도 추진된다.

또 정부의 금융세제 개편으로 금융투자소득이 도입돼 공모펀드 투자의 장점이 늘어났다.

오는 2023년부터는 공모 국내 주식형펀드를 통해 얻은 수익이 5000만원 이하면 기본공제를 받는다. 이외 유형의 펀드의 기본공제액은 250만원이다.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보수를 낮추며 공모펀드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그간 공모펀드는 저조한 수익률에 높은 운용보수까지 내야 해 매력이 떨어졌다.

올해 6월말 기준 공모펀드 평균 총보수비용비율은 0.550%로 3년 전 대비(0.628%) 0.078%포인트 하락했다.

또 자산운용사 스스로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운용보수와 판매보수가 없는 상품을 출시해 일정 기간 후 정해진 수익률 이상을 낼 경우 성과보수를 받아가는 펀드를 출시했다.

이밖에 다양한 테마 상품을 출시해 투자수단을 늘리며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팔라듐에 투자하는 ETF에 이어 올해에는 명품기업에 투자하는 ETF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 출시됐다.

자본시장연구원 권민경 연구위원은 “공모펀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업계 스스로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펀드 판매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중소형 금융기관 또는 신규 플레이어가 펀드 판매시장에서 대형 금융기관과 대등하게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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