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파트너스, 인수 후 재보험사 전환 계획했지만
칼라일, 코리안리와 협력키로…매각과정서 악재

KDB생명 전경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KDB생명 인수를 통해 제2 재보험사 설립에 나서려했던 JC파트너스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공동재보험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던 미국 사모펀드(PEF)인 칼라일 그룹이 국내 유일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와 손을 잡으면서다. 향후 KDB생명 매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지난달 31일 칼라일과 국내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공동재보험 계약인수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양사는 국내 보험사에 적합한 공동재보험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상품 설계 및 구조화, 재보험 자산의 운용, 요구자본 관리 및 신규자본 조달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으로 코리안리는 칼라일과 본격적으로 공동재보험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칼라일은 지난 1987년 미국 워싱턴에 설립된 글로벌 투자회사로, 전세계 32개 지사를 통해 2210억 달러(한화 약 267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칼라일이 코리안리를 공동재보험 사업 파트너로 낙점한 건 국내 재보험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국내 유일의 재보험사란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동재보험 경험이 없던 코리안리도 풍부한 자본력과 금융재보험 판매경험을 가진 칼라일과의 협업을 기대하는 눈치다.

칼라일은 지난 2018년 AIG그룹의 재보험 사업부문을 분할 설립한 포티튜드리의 지분을 취득해 보험사업 부문의 확장을 추진해왔다.

이번 협약으로 칼라일과 협업해 KDB생명을 인수하려던 JC파트너스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6월 KDB생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JC파트너스를 선정했다. JC파트너스는 칼라일과 KDB생명을 공동재보험사로 탈바꿈할 계획을 통해 KDB생명 인수를 위한 기관투자자(LP) 모집에 나서왔다.

그러나 칼라일이 코리안리와 공동재보험 진출에 나서기로 하면서 공동재보험사 전환 논의는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재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뿐만 아니라 금리 위험까지 인수해야 하는 공동재보험사는 자본력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KDB생명은 추가 증자까지 필요한 상황”이라며 “KDB생명에 전문 재보험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라 칼라일과의 협력이 중요했다. 재보험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면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