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이어 10월 두 번째 보험료 인상 준비
한화·메트 등 연내 이율 추가조정 이어져
유례없는 저금리…“50bp 인하도 모자라”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교보생명이 올해 종신보험의 보험료를 한 번 더 인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오는 10월 확정이율형 및 공시이율형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지금보다 각각 25bp(1bp=0.01%포인트) 낮출 계획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같은 보험금을 준다고 가정할 때, 보험사는 앞으로 수익률이 낮다고 예상할수록 보험료를 더 받아야 한다.

결국 가입자가 내야 할 보험료는 비싸진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리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4월 중순경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25bp 내렸다. 오는 10월 예정대로 예정이율 조정이 이뤄질 경우 종신보험의 보험료는 반년 만에 또 한 번 오르는 셈이 된다.

연내 2번의 예정이율 인하가 이뤄지는 건 이례적이다. 예정이율 인하는 곧 보험료 상승과 직결돼 상품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생보사들은 줄줄이 예정이율 인하에 나서는 중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 4월에 이어 지난달 1일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각각 25bp씩 낮추며, 불과 3개월 만에 보험료를 두 번 올린 바 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달러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지난 4월과 이달 각각 25bp, 20bp씩 낮췄다. 

이러한 생보사들의 예정이율 인하 추세는 유례없는 저금리에서 비롯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0.5%까지 떨어지면서 보험사의 주요 자산운용처인 채권 수익률도 크게 떨어졌다.

현재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은 2.25~2.50% 수준이다. 반면 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이 반영돼 매월 변경되는 공시이율은 이보다 20~25bp 낮게 형성돼 있다. 

여기에 생보사들이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상품도 부담이다. 지금 판매하는 보험 상품의 이율을 미리 낮추지 않으면 보험사가 보유한 고금리 계약 부채의 금리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이 악화되면서 오는 10월 예정이율 인하를 계획하는 생보사들이 늘고 있다”라며 “1년에 두 번씩 예정이율을 조정하는 건 흔치 않은 경우지만 시중금리 추이만 보면 단번에 예정이율을 50bp 이상 낮춰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정이율 인하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아직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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