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이어 하나銀, 비대면 신탁 거래 가세
ELT에 총량규제 적용돼 수탁고 확대 한계

그래픽=강세이 편집기자 

<대한금융신문=이봄 기자> 시중은행들이 영상통화만으로 상장지수펀드(ETF)나 주가연계신탁(ELT)에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신탁 거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활성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이 비대면을 통해 판매하는 신탁상품은 대부분 ELT인데, ELT는 현재 총량규제에 묶여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11월 말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비대면 특정금전신탁 거래’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신탁 서비스를 통해 신탁상품 중 ETF와 ELT를 우선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가입을 위해서는 하나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신탁 상품을 선택하고, 은행에 영상통화를 신청하면 된다.

신청이 접수되면 하나은행은 고객에 영상통화를 걸어 상품설명을 진행한다. 이후 영상파일이 저장되고 비대면 신탁 가입이 완료된다.

그간 특정금전신탁은 금융사 영업점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지난 3월 비대면 특정금전신탁 가입을 허용해주면서 은행들은 관련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비대면 신탁거래 시스템 구축은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부터 영상통화를 활용해 비대면으로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비대면 신탁은 영업점을 통한 신탁 거래보다 수수료가 저렴하다. 통상 특정금전신탁 수수료는 연간 1% 수준인데, 비대면을 이용하면 0.8%까지 떨어진다. 은행 입장에서도 신탁을 비대면으로 판매하면 불완전판매 부담을 덜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비대면 신탁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더라도 수탁 규모를 크게 확대할 수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그간 은행들은 ELT 위주로 신탁을 판매해왔는데,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여파로 지난해 12월부터 ELT에 총량규제가 적용돼 수탁고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은행별 신탁판매 잔고가 지난해 11월 말 수준인 약 40조원을 넘지 못하도록 총량 규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은행권 특정금전신탁 중 ELT 규모는 지난 5월 기준 40조2229억원으로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도 이러한 이유로 ETF 위주로 비대면 신탁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비대면으로 판매 중인 신탁상품은 ETF 30여종이다. ELT는 총량한도에 여유가 있을 때만 판매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신탁 가입을 위해 반드시 오프라인 영업점을 찾아갔어야 했지만, 앞으로는 모바일 앱으로 완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판매 채널이 다변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특정금전신탁 중 인기가 많은 ELT가 총량규제로 묶여 있어, 상품 라인업이나 취급액을 눈에 띄게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금전신탁- 고객이 금융회사에 투자 대상을 정해 돈을 맡기면 금융회사가 이를 운용해 수익을 내 돌려주는 상품을 말한다. 투자 대상에 따라 정기예금형, 수시입출금식형(MMT), 채권형, ELT형, ETF형 등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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