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비중 5년새 15%p 감소…투자수익 개선은 깜깜
금리하락폭 못 따라가…자본확충시 위험자산 증폭 우려도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한화생명이 투자수익을 높이기 위해 해외·대체투자를 대폭 늘렸지만 운용자산이익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안전자산 비중은 35.02%로 지난 2015년(49.78%) 1분기 대비 14.76%포인트 줄었다.

△2016년 1분기 49.78% △2017년 1분기 40.91% △2018년 1분기 38.65% △2019년 1분기 35.07%로 매년 감소세다.

안전자산 비중은 전체 운용자산에서 현금 및 예치금, 국공채 및 특수채, 보험약관대출의 비중을 말한다.

안전자산 비중이 줄어든 대신 위험자산 비중은 대폭 늘었다.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전체 운용자산에서 외화유가증권(해외주식+해외채권)과 수익증권(대체투자) 비중은 37.13%다. 이는 지난 2015년 1분기(18.96%) 대비 약 18.17%포인트나 늘어난 규모다.

그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위험자산은 신용담보대출채권(8.00%), 부동산담보대출채권(7.63%), 회사채(4.40%) 순이다.

한화생명이 매년 안전자산을 줄이고 위험자산을 늘려온 이유는 자산 듀레이션(만기)을 확보하고 운용자산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대체투자의 경우 사모집합투자기구(PEF)나 벤처캐피탈(VC) 투자 시 최대 7~10년의 듀레이션을, 사회간접자본시설(SOC)에 투자 시 20~30년 정도의 듀레이션을 확보하면서 국공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그럼에도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5년 1분기 5.3% △2016년 1분기 4.3% △2017년 1분기 4.1% △2018년 1분기 3.8% △2019년 1분기 3.6%로 하향세다. 올해 1분기 3.8%로 전년동기 대비 0.2%포인트 소폭 늘었지만, 이는 채권 매각이익 약 3500억원이 포함됐다.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도 지난 2017년 1분기(0.37년)부터 △2018년 1분기 0.47년 △2019년 1분기 0.60년 △올해 1분기 0.83년으로 점차 벌어지고 있다.

매년 운용자산 규모가 늘고 위험자산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지속적인 금리하락 폭을 상쇄할 만큼의 운용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의 운용자산 중 안전자산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돈(보험금)의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보험료를 거둔 뒤 보험금 지급 시기까지 이를 굴려 투자수익을 낸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보험금을 안정적으로 돌려주기 위해 주로 국공채 투자에 집중해왔다.

킥스(K-ICS) 등 새로운 건전성 제도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한다. 회사채를 이용한 자본확충 시 한화생명의 위험자산 비중은 60%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저금리 상황에서 보험사는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투자 확대 과정에서 안전자산 비중 감소가 자연스럽게 뒤따른 것”이라며 “또 듀레이션 갭을 줄이기 위해 만기가 긴 해외채권 투자를 늘린 영향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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