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수 중부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지금 우리 금융계는 2차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 방향 잃은 기러기 무리처럼 어두운 밤하늘을 헤매고있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디로 갈 것이지 그리고 누구를 쫓아 가야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러한 금융산업의 방황은 우리경제 전체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IMF지원체제의 훌륭한 극복이라던 정부 당국자의 발언을 무색하게 외채는 1,400억불을 넘어서고 주가는 700수준을 맴돌고 있으며 경상수지 역시 언제 적자로 돌아설지 모르는 위태한 상황에 처해있다.
따라서 경제전체의 불신을 없애고 빨리 아침을 맞으려면 투신이든 은행이든 2차 금융기관 구조조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물론 여기에 시장 자율에 의한 시장 논리에 의한 구조조정이면 더 좋을 것이다. 하기야 당국자들 역시 정부의 지시나 권고에 의한 강제적인 구조조정보다는 시장자율에 의한 구조조정이 우수함을 잘 알고있는 터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2차 구조조정은 철저히 시장자율에 맡기겠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이 말을 믿는 사람은 단 4사람(재경부장관. 금융감독위원장, 청와대 경제수석 그리고 또 한 분) 뿐이다.
나머지 4,300만 국민은 구조조정을 자율에 맡기겠다는 언급자체가 구조조정에 개입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받아들이고 있고 실지로 개입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현대투신의 권고식 한남투신 인수는 금융당국의 권고나 지시를 빙자한 자율조정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가를 명확히 보여준 실례이다.
추측만 무성했을 뿐 현대투신이 한남투신을 인수한 배경에 국민 모두는 의아해왔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남투신에 대한 권고식 인수가 현대투신의 부실을 키운 원인이라는 현대측의 공식 반박에도 금융당국은 말 한마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정부실패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 개입은 정부실패가 시장실패보다 작은 경우에 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기야 모 고위인사는 사후에 물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철저히 전화를 이용했으며 필요시는 은행장을 직접 집무실로 불러 보안 유지와 함께 철저히 물증을 남기지 않음으로써 사후 대비를 했다는 풍문이 있었다.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일국의 경제를 책임지는 한 축으로서 정정당당히 국민 앞에 정책을 알리고 이해를 구하고 그리고 정확한 정보를 알림으로써 해당기관은 물론 국민 모두가 필요없는 정보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오직 정도를 걷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구성원들은 당국이 그렇지 못하다고 믿기 때문에 필요없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금융불안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나 주식시장을 불안으로 몰고 가고 이는 다시 실물경제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정말 깨어나야 한다. 그리고 책임 있는 당국의 태도를 원한다. 금융구조조정에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면 떳떳하게 그 이유를 국민에게 밝혀라.
금융시장의 안정을 바라는 국민 모두는 책임 있는 당국의 태도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여기에 한가지 전제조건은 있다.
정부주도에 의한 1차 은행구조조정이 성공적이지 못했음은 당국 스스로 2차 구조조정이 필요함을 역설함으로 잘 나타내고 있으며 투신사의 부실이 과거 당국자들의 인위적인 주가 부양노력의 결과라는 사실도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따라서 더 이상 이러한 정부실패를 가져오지 않기 위해 당국의 책임을 철저히 묻는 사전 조치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IMF로 수많은 실업자가 거리로 내몰려도 금융당국자들은 그 누구도 책임있는 태도를 취한바 없으며 그들의 하수인에 불과한 몇몇 은행장들만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으로 끝났다.
그러나 정작 책임 있는 당국자들은 오히려 관련기관에 노후 안식처를 마련하기에 급하였다.
감독당국의 책임을 묻자는 시민운동이라도 주창하고 싶다.
당국의 책임있는 태도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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