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책임투자 급증…비재무적 요소 중요도 증대
채권 발행부터 환경운동까지 ESG지수 강화 본격화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들이 거액 투자금 유치를 위한 ESG 경영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SG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직원과 고객, 주주 환경에 얼마나 이바지하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 등 비재무적 평가요소를 말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ESG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책임투자 운용자산이 급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기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에 영향을 주는 비재무적 평가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선진국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ESG를 고려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UN과 함께 책임투자 확산을 추진하는 민간단체 ‘PRI’가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4월 기준 글로벌 책임투자 운용자산은 105조달러(약 12경4509조원)로 지난 2014년 44조달러에서 2016년 61조달러, 지난해 86조달러에서 빠른 속도로 쌓여가고 있다.

ESG가 글로벌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국내 주요 은행들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ESG 경영을 본격화 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문은 ESG채권 발행이다. 그동안 은행에 ESG 채권은 낯선 분야였으나, 지난해 2월 우리은행의 국내 시중은행 최초 원화 ESG채권 발행 성공을 기점으로 발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은행권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약 5조원(원화·외화 합산) 규모의 ESG채권 발행이 이뤄졌고, 이에 힘입어 올해 국내 ESG채권 발행 누적액은 지난 6월 기준 약 9조5000억원으로 지난 2018년 4조7000억원, 지난해 13조300억원에 이어 가파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들은 채권발행 외에도 ESG 부문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ESG의 한 요소인 환경경영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으로부터 ‘ISO14001’인증을 획득했다.

ISO14001은 기업의 경영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업무 프로세스를 엄격하게 심사해 부여하는 글로벌 수준의 환경경영시스템에 대한 인증이다.

KB국민은행은 ESG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지난 4월 ESG기획부를 신설했다. 해당 부서에서는 ESG 관련 현황 모니터링, ESG 관련 회의체 운영 등을 총괄하며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금융상품이나 경영활동을 기획한다.

신한은행은 ESG 경영 전략 중 하나로 이달부터 ‘종이절약 지구살리기’를 시행한다. 이 환경운동은 은행 업무상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종이사용을 최소화해 환경보호를 실천하자는 취지로 고객과 직원이 함께 참여 중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의 사회적책임 강화 은행권 신뢰도 제고, ESG요소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 증대 등이 맞물리면서 은행별 ESG 경영이 본격화, 구체화하기 시작했다”며 “ESG채권 발행을 시작으로 차별화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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