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증시 상승 기대에 신용공여 늘려
주가 하락시 반대매매로 더 큰 손실 우려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동학 개미의 투자 열풍에 ‘빚투(빚내서 투자)’가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날 신용공여융자 잔액이 15조1727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7일 15조53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15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1영업일 만에 또 1190억원의 잔액이 늘어난 것이다. 세부적으로 신용거래융자는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7조2116억원, 코스닥시장에서 7조9611억원을 기록했다. 

11일 기준 신용잔고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코스피 시장에서 유니온머티리얼(11.12%), 써니전자(11.10%), 디피씨(10.77%), 남선알미늄(10.47%) 등이었다. 코스닥 종목에서는 알에프텍(12.26%), 서린바이오(11.98%), 케이엠(11.86%), 마니커에프앤지(11.72%), 티플랙스(11.51%) 등이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금액을 말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늘어날수록 빚내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올해 국내 증시 기대감에 이른바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며 신용공여잔액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올해 초(1월 2일)만해도 신용공여잔액은 9조2071억원에 머무르다가 코로나에 대한 우려로 증시 불안이 컸던 지난 3월(3월 25일)에는 6조407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최저점을 찍었다. 당시 증시가 바닥을 치자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상승 기대감에 주식투자를 늘렸고 신용공여잔액도 3월을 기점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늘어난 빚투에 금융투자업계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신용공여가 주가 하락시 큰 폭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공여를 통한 주식거래시 증권사들은 신용거래 담보유지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반대매매한다. 이 때문에 빚투에 나선 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할 때 실제 입는 손실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박사는 “증시에 자금유입이 활발해지면서 주가 상승세가 상당히 강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신용거래융자잔고도 빠르게 동반상승하고 있다”며 “당분간 유동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며 신용공여잔고도 유동성장세를 따라 증가추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황 박사는 “다만 신용거래는 위험성이 높은 투자방식인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는 필요하다”며 “예상치 못한 주가조정기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신용거래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투자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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