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신용거래융자 잔고에 대출 한도 목끝
담보대출 줄여 신용공여 관리…“물들 때 노젓자”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증권사들이 이자장사에 주식거래수수료까지 챙길 수 있는 신용거래융자 장사에 몰두하고 있다.

‘빚내서 투자’ 급증에 신용공여 한도가 목 끝까지 차오르자 다른 대출을 막아서라도 신용거래융자를 더해주려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증권사 신용공여액은 30조8442억원이다.

증권사 신용공여는 크게 주식 매입 대금 일부를 담보로 설정하고 주식 매수자금을 융통하는 신용거래융자와 보유주식을 담보로 현금 대출을 받는 예탁증권담보대출로 나뉜다.

특히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32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다시 경신했다. 

지난 3월 코로나발 증시 급락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불며 급격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같은 날 기준 예탁증권담보대출 잔고는 17조7513억원이었다. 지난 6월 25일 18조4076억원까지 늘어났던 것에 비해 2달 만에 1조원 넘게 급감했다.

이처럼 신용거래융자가 늘면서 증권사들은 예탁증권담보대출에 제동을 걸었다. 자본시장법상 신용공여는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된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한도를 60~70% 선에서 조절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하이투자증권은 신용공여 한도 준수를 위해 예탁증권담보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는 예탁증권담보대출을 중단했다가 최근 다시 재개했다. 삼성증권은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대출을 일시에 중단했다가 이틀 만에 신용거래융자는 재개하고, 예탁증권담보대출만 중단 중이다.

신용공여 한도 소진이 임박하자 증권사들은 예탁증권담보대출을 제한하고 나선 것이다. 증권사에 신용거래융자가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빚내서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을수록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와 주식거래 수수료까지 챙길 수 있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신용거래융자가 더 선호된다. 신용거래융자는 반대매매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어 별다른 리스크 없이도 마진이 좋은 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빚투가 급증할수록 신용거래융자 이자는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증권사들이 증권담보대출을 막고서라도 신용거래융자를 할 수 있게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일부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이자를 할인하는 이벤트를 하는 등 이른바 ‘물들어 올 때 노젓기’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이자수익에 주식거래 수수료까지 취할 수 있는 신용융자 거래는 증권사에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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