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 윤승환 운용전략팀장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이 전 보험사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신한생명의 자산운용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정확히 반영되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킥스·K-ICS) 도입을 앞두고 있어 자산부채관리(ALM)에 더욱 열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만난 신한생명 윤승환 운용전략팀장<사진>은 “신한생명은 과거 선제적으로 자산 듀레이션을 확보해둔 덕에 신규 투자재원을 듀레이션 확보 목적이 아닌 투자수익 제고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는 계약자에게 보험료를 받아 이를 지급하기 전까지 자산운용을 통해 이자율차이익(이차익)을 낸다. 또 향후 보험금(부채)을 안정적으로 지급하기 위해 주로 채권(자산) 등에 투자해 자산·부채 만기(듀레이션)를 맞춰놓는다.

신한생명은 신한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로, 지주 차원의 리스크 관리 기준에 따라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자산운용 정책을 운영해왔다.

윤 팀장은 “금융지주 산하로 엄격한 리스크 관리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그 영향으로 공격적 투자 보다는 자산 듀레이션 확보에 집중해왔던 측면이 있다”라며 “결과적으론 현시점의 저금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신한생명은 올해 상반기 지급여력제도(RBC) 기준 10.5년의 자산 듀레이션을 확보했으며,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갭은 0.2년에 불과하다.

지난 2015년 6.1년에서 △2016년 7.4년 △2017년 8.7년 △2018년 9.2년 △2019년 9.8년으로 자산 듀레이션을 꾸준히 늘려온 데 따른 결과다.

윤 팀장은 금리가 지금보다 더 떨어져도 다른 생보사보다 투자수익률 감소를 잘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투자 또한 그룹 차원에서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IB자산의 경우 지주, 은행, 금융투자, 보험, 캐피탈 등 5곳의 회사가 모여 부문제로 운영한다. 투자역량을 집중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이다.

윤 팀장은 “그룹 차원의 협업과 공동 대응으로 물건을 선별해 투자를 진행한다. 때문에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부실이나 큰 손실이 없었다”라며 “체계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잘해온 덕”이라고 말했다.

최근 자산운용 부서의 어깨는 유난히 무거워졌다. 생보사들이 수입보험료 규모가 큰 ‘저축성 보험’에서 규모가 적은 ‘보장성 보험’으로 체질 개선하는 과정에서 신규 투자재원이 줄고 있으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저금리 위기 속에서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을 축소하면서 투자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이들의 과제다.

윤 팀장은 “앞으로도 국공채 장기물 매입으로 자산 듀레이션 확보를 지속하고, 대체투자로 투자수익을 다각화하는 투 트랙 전략을 쓸 계획”이라며 “금리파생상품으로 자산 듀레이션을 늘릴 수 있게 되면 지금보다 더 유연한 자산운용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오는 9월 30일부터 금리파생상품을 살 경우 RBC 하에서 자산 듀레이션 확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금리위험에 선제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가 뒷받침된 거다.

특히 채권 선도거래를 이용하면 자산 듀레이션 확대와 함께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채권을 편입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선도거래는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일정량의 채권을 미리 정한 가격에 매매하기로 맺은 계약을 말한다.

윤 팀장은 “현재 코로나19 영향으로 신용스프레드가 급격히 늘어나 저평가된 해외채권, 대체투자처가 많다. 투자수익 극대화 목적으로 선별적으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라며 “현재 외화자산에 대한 환헤지 전략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하반기엔 전체 운용자산의 30% 수준인 외화 유가증권과 IB자산 비중을 점차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금리로 인한 타격은 모든 보험사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생명은 자산 듀레이션 확보와 그룹 차원의 자산운용 역량 활용으로 이를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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