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7 05:15 (일)
[응답하라, 우리술 168]경기 여주에서 오양주 빚는 ‘추연당’
[응답하라, 우리술 168]경기 여주에서 오양주 빚는 ‘추연당’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20.08.24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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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전환점에 우리 술과 음식 찾은 이숙 대표
멥쌀로 드라이한 술맛 내 안주와 잘 맞는 술도가
이숙 추연당 대표는 천연세제 무역업을 하다 우리 음식과 술에 사로잡혀 지난 8년간 전국의 명인 및 장인을 찾아다니며 자신만의 술맛과 음식맛을 찾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태전부터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순향주와 자신만의 레시피로 빚은 백년향을 시그니처로 발표하면서 본격 양조업에 뛰어들었다.
이숙 추연당 대표는 천연세제 무역업을 하다 우리 음식과 술에 사로잡혀 지난 8년간 전국의 명인 및 장인을 찾아다니며 자신만의 술맛과 음식맛을 찾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태전부터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순향주와 자신만의 레시피로 빚은 백년향을 시그니처로 발표하면서 본격 양조업에 뛰어들었다.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억지로 만들어낸 이야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없는 술 이야기를 짜내기보다, 있는 여주의 트레킹 길(여강길)에서 하나씩 이야기를 보태려 합니다.”

스토리가 소비와 연결되는 세상, 그래서 누구나 스토리텔링을 통한 마케팅에 관심을 집중하지만 없는 이야기로 스토리를 만드느니보다 하나씩 이야기를 새롭게 써 내려가며 술을 빚겠다고 마음을 다지는 경기도 여주 추연당의 이숙 대표의 말이다.

앞서가기 위해 무리하게 발을 내딛기보다 자신의 규모에 맞춰 한 발 한 발 나가는 것이 더 빨리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귀촌을 선택해 여주에 술도가를 낸 지 4년 차가 된 양조자다.

인생의 전환점을 맞아 우리 음식과 술에 천착한 지 만 8년 된 이 대표의 전직은 무역업이다.

“천연세제를 수입했는데, 어느 순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했다”며 그 순간 좌고우면 없이 우리 술과 음식 공부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국가양주연구소’와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등의 주요한 교육기관은 물론 전국의 유명한 장인들을 찾아다니며 고조리서에 나오는 술과 음식 비방을 배우고, 한편에서는 상업적 술빚기를 준비한다.

마음이 앞서서일까. 법인은 4년 전인 2016년에 냈지만, 마음에 드는 술이 나오기까지는 그 이후로 2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한 번 양조하면 70~80리터 규모로 빚었는데 이 기간에 빚은 술은 모두 자신이 원하는 술이 아니라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술을 만난 것은 2018년.

이 대표는 바로 주류제조 면허를 취득하고 두 종류의 술을 선보인다. 순향주와 백년향이 바로 그 술이다. 순향주는 고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 나오는 제조법을 토대로 새롭게 설계한 5양주다.

완성된 술이 나오기까지 네 차례의 덧술을 하는 이 술은 제조법도 손이 많이 가는 까다로운 술이다.

경기도 여주에 자리한 추연당은 여강길 트레킹 코스에 맞춰 스토리텔링을 구성하면서 술을 하나씩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현재까지 발표한 5양주 약주인 ‘순향주’와 이 술을 상압식으로 증류한 ‘소여강’, 3양주로 빚은 막걸리 ‘백년향’이다.
경기도 여주에 자리한 추연당은 여강길 트레킹 코스에 맞춰 스토리텔링을 구성하면서 술을 하나씩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현재까지 발표한 5양주 약주인 ‘순향주’와 이 술을 상압식으로 증류한 ‘소여강’, 3양주로 빚은 막걸리 ‘백년향’이다.

쌀가루를 범벅으로 만들어 밑술을 하고 백설기와 구멍떡으로 두 차례 덧술을 한 뒤 다시 두 차례 고두밥을 지어 술밥을 주는 술이다. 그래서 발효와 숙성에 100일은 거뜬히 들어가는 술(맑은 약주)이기도 하다. 백년향은 순향주보다는 덧술을 적게 하는 삼양주의 술이다.

달큰한 술맛이 뒷잔을 자연스레 부르는 감칠맛이 입을 사로잡는 고급 막걸리인 셈이다.

그런데 이숙 대표의 술은 단맛이 강하지 않다. 단맛을 즐기지 않아 찹쌀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멥쌀을 중심으로 술을 설계한다.

게다가 이 대표가 술을 기획할 당시 우리 술 업계에서 내는 프리미엄 막걸리들이 거의 단맛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경쟁력 차원에서 멥쌀 사용을 고수한 까닭도 있다.

또한 기계식 여과가 자칫 술맛을 해칠 수 있어, 여과 과정도 자연침전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대표의 술은 신맛과 단맛이 잘 어우러져 음식과 잘 어울린다.

‘입에 착 달라붙는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그의 술은 맛의 균형감도 좋다.

여기에 순향주를 증류한 소주 ‘소여강’을 올해 초 출시하면서 추연당의 우리 술 프리미엄 3형제가 제대로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소여강은 상압식으로 증류한 술에 시간의 미학을 입혀 알코올 도수 50%(황금색)와 42%(파란색) 두 버전으로 출시했는데, 모두 항아리 숙성을 시킨 술들이다.

또한 항아리도 기다란 형태의 술춘 모양과 달리 막걸리 술독처럼 펑퍼짐한 예전 항아리를 선택했는데, 숙성시킬 때 바람길까지 고려한 선택이라고 이 대표는 말한다.

한편 이 대표는 프리미엄 3형제와 별도로 젊은 층을 겨냥한 단맛의 막걸리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앞서 소개한 술이 미식에 겸할 수 있는 술이라면 새 술은 편하게 접근하도록 설계한 술인 셈이다.

또한 여주의 트레킹 코스 색깔을 추연당 술의 라벨로 입히고 해당 코스에서 나는 특산물을 술의 부재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즉 이 대표가 앞서 밝혔듯이 자신이 양조하는 술과 지역의 자원을 결합하면서 켜켜이 쌓여가는 스토리텔링을 긴 호흡으로 추연당에 입힐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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