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유지율 62%…빅3는 평균 밑돌아
경기침체 및 무리한 보험가입 영향도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이제 생명보험사 계약자 10명 중 4명은 2년도 못 채우고 보험을 해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과거 무리하게 성사됐던 보험계약들이 속속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보사의 25회차 보험계약유지율은 62.2%로 전년동기(65.9%) 대비 3.7%포인트 감소했다.

계약유지율이란 전체 보험계약 중 보험료를 일정 횟수 이상 납부하며 계약을 유지한 비율을 말한다. 보험사의 불완전판매비율과 소비자의 만족도, 계약관리능력 등을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

계약유지율은 지난 2017년 69.8%에서 2018년 67.6%로 매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생명보험 빅3(삼성·한화·교보)의 올 상반기 계약유지율을 살펴보면 모두 평균 이하를 기록했다. 생보사들의 보험계약 평균 유지율은 62.2%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전년동기(66.3%) 대비 7.3%포인트나 떨어진 59.0%를 기록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전년동기인 62.4%, 65.9% 대비 각각 3.1%포인트, 4.7%포인트 줄었다.

25회차 계약유지율이 60%안팎이라는 의미는 2년 1개월 전 모집한 보험계약의 10건 중 6건만 남고 나머진 4건은 해지됐다는 뜻이다.

업계는 보험계약유지율이 악화되고 있는 원인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판매 경쟁으로 인한 설계사의 무리한 가입유도 등으로 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폐업과 무급휴직이 늘면서 생활비 부담에 보험을 해지하는 계약자들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올해 1월 이들 3개사의 해약환급금은 전년동기 대비 7.1%나 줄었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월과 3월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3.9%, 13.6%나 급증했다.

보험업계는 자영업자 매출 감소나 실업률 인상 등으로 계약유지율 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수입이 줄어들자 보험계약부터 해지한다는 건 애초에 불필요한 보장 등으로 무리하게 보험가입을 부추겼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계약 특성을 살펴보면 통상 일반 급여근로자보다 자영업자 대상 영업에서 신계약과 해지가 더 많이 나오는 편”이라며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과거 무리하게 성사됐던 계약들이 속속 깨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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