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동자산 비중 1.6%로 안전하다 전달
판매사 “공모운용사로서 부적합한 처사”

키움투자자산운용 CI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사모펀드의 연이은 환매중단 분위기 속 공모펀드도 환매중단 위험을 피하지 못했다. 공모펀드 신뢰 추락으로 이어질지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키움 글로벌 얼터너티브 증권투자신탁’의 환매중단을 투자자와 판매사들에 공지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에 앞서 지난 1일 브이아이자산운용도 1400억원 가량의 ‘브이아이H2O멀티본드’를 환매중단했다.

해당 펀드의 편입자산 중 해외 운용사 H2O자산운용 펀드에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해서다. 

앞서 지난 8월 28일 H2O자산운용은 프랑스 금융당국 AMF로부터 H2O알레그로, H2O멀티본드, H2O멀티스트레티지 등 3개 펀드에 대해 설정 및 환매중단 조치를 받았다.

이에 H2O자산운용은 이들 3개 펀드 외에 추가적으로 H2O아다지오, H2O모데라토, H2O멀티에쿼티, H2O비바체, H2O멀티딥밸류 등 5개 펀드에 대해서도 임시 환매중단 조치를 취했다.

 

■ 입장 뒤집은 키움운용…주말동안 무슨일 생겼나

H2O자산운용 환매중단에 선제 대응한 브이아이자산운용과 달리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환매중단 결정은 지난 주말 동안 갑자기 이뤄졌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편입한 H2O자산운용 펀드 내 비유동성 자산 비율이 높아진 데다, 위험을 감지한 판매사들의 대규모 환매 요구가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H2O자산운용 환매중단으로 인한 연쇄 환매중단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판매사들에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에 H2O자산운용 펀드 비중이 20% 중반대로 편입돼 있으며, 이 중 비유동성 자산 비중은 1.6%로 매우 작아 환매중단 우려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주장은 3일 만에 뒤집어졌다. 지난 4일 저녁 H2O자산운용이 새로운 공지를 전달하면서다. H2O자산운용은 코로나 사태 이후 비유동자산 비중이 커지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H2O자산운용은 코로나 사태가 막 확산되기 시작한 2월 말까지만 해도 H2O아다지오, H2O모데라토, H2O비바체, H2O멀티본드 등에 포함된 사모채권 및 비상장 채권 비중이 펀드별 2.7%~4.7% 수준이었으나, 지난 8월 말 해당 비중이 2.8%~9.0%로 늘어났고 전했다. 같은 시기 바이앤셀백(Buy and Sell back) 위험도 1.8%와 15%에서 3.1%~25%로 늘어났다고 알렸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H2O자산운용이 주말 저녁 새로운 발표를 하며 자사의 비유동성 자산 편입 비중이 6~8%까지 늘어나게 됐다”며 “주말 동안 논의를 거쳐 환매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 증권업계, 공모 신뢰 추락할까 우려

문제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환매중단한 펀드가 공모펀드라는 점이다. 지난 라임 사태 이후 금융투자업계에서 발생한 환매중단은 모두 사모펀드에 국한돼 왔다. 

하지만 이번 환매중단 사례는 공모펀드라도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는 환매 및 유동성 이슈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업계는 사모펀드에 이어 공모펀드 시장까지도 투자자 신뢰가 추락할까 우려하고 있다.

위험을 감지한 일부 판매사에서 대거 환매 요청을 하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이 급격히 환매중단을 선언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판매사 입장에서도 난처한 상황이다. 애초 H2O자산운용 환매중단 논란이 불거질 때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비유동성 자산 비중이 매우 낮아 전혀 위험이 없다고 강조해왔다”며 “지난주 금요일까지만 해도 문제없다고 안심시켰으나 주말 사이에 입장을 뒤집어엎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판매사 관계자도 “일부 판매사에서 키움투자자산운용에 대규모 환매요청이 들어가면서 키움투자자산운용 측이 돌연 환매중단을 선언했다”며 “이는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로서 매우 부적합한 처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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