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수업무 신청…바이탈리티 이용자 대상 확장
의료법 저촉 이슈로 보험-건강정보 접목 한계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보험영업 부진을 겪고 있는 AIA생명이 건강관리 서비스업으로 수익구조 개선에 나섰다.

꾸준히 투자해온 건강관리 서비스가 규제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자 수수료 사업에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지난 4일 금융감독원에 건강관리서비스업을 부수업무로 신고했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건강관리 서비스업을 보험사의 부수업무로 허용한다고 밝힌 데 따른 행보다.

AIA생명은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는 형태의 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현재는 AIA생명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리워드까지 얹어준다.

보험가입자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자사 건강관리 앱 이용자들에게 건강정보나 운동·식단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를 받겠다는 거다.

AIA생명은 지난 2018년부터 건강습관형성 프로그램인 'AIA 바이탈리티'를 주축으로 헬스케어 사업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앱 다운로드 시 걸음 수에 따라 통신비를 할인해주거나 쿠폰 등의 상품을 제공하는 식으로 꾸준히 가입자를 모았다.

일부 보험상품의 경우 고객의 건강관리 활동결과를 반영해 바이탈리티 등급을 책정하고, 주계약과 일부 특약의 보험료를 최대 15~20%까지 할인해왔다.

장기적으로 가입자의 건강정보를 상품개발과 마케팅에 활용하겠다는 목적이었지만 바이탈리티를 영업에 잘 연결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AIA생명은 몇년째 영업부진을 겪고 있다.

AIA생명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억9516만원으로 전년동기(537억6821만원) 대비 99.6% 급감했다. 지난 2017년 상반기 2348억원에서 2018년 1324억원으로 매년 내리막을 걷는 중이다.

보험영업손실은 225억원으로 전년동기(보험영업이익 2268억원)와 비교했을 때 적자로 전환했다.

때문에 건강정보를 접목해 질병 발생 확률을 예측하거나, 새로운 위험률을 적용한 혁신적인 보험상품을 내놓는 대신 건강관리 사업자로서 수수료 수익을 꾀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의료법 저촉 이슈와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부분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는 건강 관련 상담·정보 제공, 진료 예약, 건강증진 활동 시 인센티브(보험료 할인, 포인트 지급) 제공 등에 그친다.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가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지만, 비의료기관(보험사)이 건강검진 결과를 토대로 건강상태 평가 및 발병위험도 예측서비스 제공 시 의료법 위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 서비스는 데이터 3법, 의료법, 보험업법 간의 모호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AIA생명은 그동안 건강관리 서비스 앱 이용자 수를 늘리는 데에 집중해왔는데, 이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보험영업을 개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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