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사 마다 등급 상이하게 평가돼 모호성 높아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제대로 된 ESG 펀드 운용을 위해서는 ESG 등급 외에 개별 기업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사후관리 등 운용사의 자체 평가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ESG 펀드란 재무적인 측면 뿐 아니라 비재무적인 측면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고려한 펀드를 말한다.

24일 한화자산운용이 개최한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크레딧파트 박태우 과장은 “ESG는 단순히 등급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등급은 보조 수단이고 중요한 것은 왜 그 등급이 나왔는지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외 대부분의 ESG 펀드가 ESG 등급만을 가지고 펀드를 구성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 과장은 “ESG는 평가할 항목이 수백가지 정도 되는데 하나의 점수로 표현할 수 없다. 등급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채용할 때 학벌만 보겠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예시로는 탄소배출관련 요소를 들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강화된 탄소배출권 거래제로 탄소배출권 유상 할당량이 3%에서 10%로 늘어나 유상으로 배출권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에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만일 등급만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면 기업의 탄소배출도를 확인할 수 없고 이는 탄소배출권으로 인한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 과장은 “이런 세세한 부분은 등급으로는 확인할 수 없고 개별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제대로 된 ESG 펀드 운용을 위해서는 투자 회사에 대한 자체적인 상시 모니터링과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과장은 “ESG 리스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 나올 수 있기에 발생 가능한 모든 리스크를 최대한 상시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자사의 경우 십수명의 본부원이 ESG 리스크를 정성적인 면에서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SG 등급 기준의 모호성도 지적했다. 평가사 마다 기준이 다르고 부여되는 등급이 상이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한 회사의 경우 국내에서는 ESG 등급이 높아 상을 받는데 해외에서는 기피기업으로 지정돼 있다.

박 과장은 “이에 해외 주요 ESG 선두 운용사들은 하나의 등급만 보는게 아니라 여러 회사를 보고 참고해 종합적 판단을 자체적으로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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