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 새 설정액 1조5000억 급감
“변동성 높은 시기, 배당주 관심 높여야”

<대한금융신문=최성준 기자> 배당 시즌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배당 기업의 주가 하락과 중간 배당 미실시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배당주펀드를 외면하고 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배당주펀드의 설정액은 10조2225억원으로 최근 3개월 간 1조5289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설정액이 825억원 늘어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통상 배당 지급 시기인 12월을 앞두고 배당주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는데 올해는 자금이 큰 폭 유출된 것이다.

배당주펀드의 설정액이 감소하는 이유는 시장 대비 저조한 수익률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당주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5.92%로 시장수익률(코스피) 9.55% 대비 낮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0.92%로 마이너스인 상태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실물경제로 전해지며 경기민감 업종의 실적이 악화된 영향이다. 배당주에 속하는 기업은 금융업, 산업재, 소재, 에너지 등 경기민감 업종으로 구성돼 있다.

또 실적이 악화되면서 배당기업들의 배당금이 줄고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기업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상장사 전체 반기 배당금은 2조9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 감소했다.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인 S-Oil을 비롯해 현대차, 현대모비스, SK이노베이션, 코웨이, 두산 등은 경영악화와 불확실성 확대 등을 이유로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배당주들이 약세를 보였지만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안정성이 높은 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NH투자증권 김재은 연구원은 “지금이야말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역사적으로 지수 조정 시기, 시장 변동성 상승 시기에 배당의 하락 방어 효과가 존재했다”며 “미국 대선, 미중 무역분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연말 배당 수익을 겨냥한 고배당주는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충격이 잦아들며 주요 고배당 업종의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며 “미 대선을 앞두고 정치 불확실성이 높아진 현 상황은 그 동안 변동성이 높은 구간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온 배당주에 대한 수요를 높일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착화된 저금리 기조는 코로나 국면으로 더 심화됐으며 주식 배당수익률과 시중 금리 차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배당주에 관심을 높일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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