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신규유입, 상위4사 합한 것보다 많아
GA매출 쏠림 해소하며 효자 채널로 우뚝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올해 메리츠화재는 전속설계사 조직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타 보험사가 전속설계사 이탈로 고심하는 가운데 메리츠화재만 조직 규모가 급증, 법인보험대리점(GA)에서의 매출 쏠림을 해소했다. 계약유지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며 뷸완전판매 우려를 불식하는 모습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메리츠화재는 1760명의 전속설계사를 신규 증원(도입)하며 월간 기준 올해 중 가장 높은 도입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달 삼성·현대·DB·KB 등 상위 4개 손해보험사의 도입 실적(1530명)을 다 합쳐도 메리츠화재를 밑돌았을 정도다.

앞서 지난 4월 이미 메리츠화재는 1640명의 신규 도입을 통해 지난해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설계사 시험이 일부 취소된 중에도 독보적인 설계사 증원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전속설계사 규모가 급증하면서 전체 인보험 신규 매출(초회보험료 수입)에서 GA로의 매출 쏠림도 완화되고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누적 인보험 초회보험료는 89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속설계사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36.3%(325억원)으로 전년 말(27.4%)보다 약 10%포인트 가량 늘어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메리츠화재는 GA채널이 전체 초회보험료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외부 채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았다. 이제 GA 비중은 전체의 절반까지 줄어들며 내부조직(전속설계사+텔레마케팅)과 균형을 맞추게 됐다.

학력, 나이, 경력 등과 관계없이 누구나 ‘사업가형 본부장’이 될 수 있는 영업조직 문화가 전속설계사의 성장을 이끈 원동력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는 일정 기준 이상의 설계사를 새로 데려오면 팀장-지점장-본부장 등의 직급을 달 수 있다. 

판매 실적에 따라 수당에 차등을 두는 타 보험사와 달리 누구나 같은 비율의 수당을 받는다. 실적 달성 기준이 까다로운 타 보험사나 GA에서 메리츠화재로 유입이 많은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설계사 채용방식이 보험계약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지만, 이 또한 불식했다.

메리츠화재 전속설계사 채널의 1월부터 8월까지 13회차 유지율은 최저 84.1%에서 최고 86.7%로 지난해부터 85%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13회차 유지율이란 보험을 가입한 뒤 1년간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비율로, 완전판매 지표로 사용된다. 

메리츠화재에서 체결한 보험계약 10건 중 8건 이상이 보험계약 1년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손보업계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GA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수록 무리하게 언더라이팅(인수기준) 완화나 인센티브 확대 등의 경쟁에 나설 필요가 줄어든다. 올해 사업비 감축을 통한 이익 극대화를 꾀하는 메리츠화재 입장에서 전속설계사 채널의 활약은 매우 반가운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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