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5 16:45 (수)
[응답하라 우리술 173] 경복궁 옆 서촌에도 주막이 있다구요
[응답하라 우리술 173] 경복궁 옆 서촌에도 주막이 있다구요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20.10.19 09: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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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맛과 단맛이 조화로운 단양주 만드는 김만중 대표
참치회·소라무침과 궁극의 페어링 가능한 ‘서촌주막’
자신이 만든 술을 음식과 함께 내는 ‘주막’을 꿈꾸며 경복궁역 인근에 ‘서촌주막’을 낸 김만중 대표. 앞에 놓인 술은 김 대표가 만든 막걸리
자신이 만든 술을 음식과 함께 내는 ‘주막’을 꿈꾸며 경복궁역 인근에 ‘서촌주막’을 낸 김만중 대표. 앞에 놓인 술은 김 대표가 만든 막걸리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경복궁 왼편 서촌 초입에 술맛 좋은 하우스 막걸리집이 하나 있다.

소규모 주류제조 면허가 가능해지면서, 주인장이 만든 우리 술과 안주를 파는 예전 이름 ‘주막’이 활성화된 덕분이다.

옥호는 위치와 성격을 그대로 담아낸 ‘서촌주막(대표 김만중)’이다.

김만중 대표가 만드는 술은 막걸리 한 종류다. 다만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마실 수 있도록 알코올 도수 7%, 12%, 15% 3종류를 낸다.

7%의 술은 가볍고 12%는 적당한 알코올감과 함께 신맛과 단맛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웬만한 주당들이라면 이 술맛을 놓치고 싶지 않을 듯싶다.

알코올도수 15%는 묵직하다. 알코올감도 그렇고 신맛과 단맛의 강도도 그렇다. 그런데 밸런스가 좋다.

여름에 빚은 술이라 향이 많지 않다고 김 대표는 말하지만, 사과 향과 자두 향 등의 유기산이 음용하자마자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마디로 술 좀 한다는 애주가들의 술이라 할 수 있다.

김 대표가 술과 인연을 맺은 것은 다섯 살 때라고 한다.

외할아버지가 몸을 다치면서 경제력을 상실하자 외할머니가 밀주를 빚어 생계를 꾸렸다고 하는데, 할머니가 서울에 올라올 때마다 김 대표에게 술 심부름을 시켰다고 한다.

주점에 주전자를 들고 가 막걸리를 받아오다 한두 모금 했던 어린 시절 추억 속에 있던 것이 막걸리였다고 한다.

그렇게 심리적으로 연결돼 있던 막걸리가 김 대표에게 물리적으로 다가온 것은 중국과의 무역 비즈니스를 접고, 10년 전 요식업에 뛰어들면서부터다.

첫 번째 족발집에 이어 두 번째 운영했던 참치초밥집을 하던 시절, 회와 초밥에 어울리는 우리 술은 없을까 많이 고민했다는 김 대표.

초밥이 일본 음식 문화이지만, 우리 땅에 정착한 지 이미 오래된 음식인지라, 일본 청주인 사케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고민은 우리 술 교육기관인 ‘막걸리학교’로 이어진다. 초급과 중급 과정을 마친 김 대표는 2018년 3월 경복궁 옆편에 전통주점을 오픈한다.

이어 소규모주류제조면허를 지난해 7월 취득하고 자신이 구상했던 ‘주막’을 완성했다.

서촌주막의 막걸리는 신맛이 살아 있어 생선회와 잘 어우러진다. 사진은 이 집의 시그니처 음식인 참치회와 페어링하는 모습
서촌주막의 막걸리는 신맛이 살아 있어 생선회와 잘 어우러진다. 사진은 이 집의 시그니처 음식인 참치회와 페어링하는 모습

김 대표는 여타 술도가나 하우스막걸리집과 달리 단양주 방식으로 술을 빚는다. 단양주는 고두밥을 지어 한 번 술을 빚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서촌주막의 단양주는 45~50일 정도 발효시킨다고 한다.

보통 상온에서 1~2주일이면 발효가 끝나지만, 이곳에선 제대로 익은 과일을 먹는 것처럼 신맛과 단맛을 충분히 끌어내기 위해 시간에 더 투자한 셈이다.

그래서 신맛이 서촌주막 술맛의 주요 캐릭터로 자리하고 있지만, 숙성된 맛으로 다가와 튀지 않는다.

오히려 안주와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즉 안주와 함께 자연스레 다음 잔을 부르는 맛이 된 것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술맛을 한단계 높이기 위해 우리 술 복원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박록담 선생에게 현재 술을 배우고 있다.

서촌에 있는 ‘한국전통주연구소’(가양주 마스터 과정)를 다니면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술과 주방문을 배우며, 자신의 실력을 벼리고 있다.

한편 알코올 도수를 달리해 선택의 기회를 셋으로 늘려놨지만, 막걸리만 판매하고 있어서 약주처럼 맑은 술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김 대표는 ‘동동주’를 준비할 계획이다.

고조리서에는 부의주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이 술은 알코올 발효를 마친 맑은 술 위에 삭은 쌀이 개미처럼 보인다 해서 부쳐진 이름의 술이다.

서촌주막의 술은 앞서 말했듯 신맛과 단맛의 조화다. 따라서 이 집 안주 중 참치회나 참소라 무침 등의 안주와 잘 어울린다.

물론 전류와도 페어링을 할 수 있지만, 술의 신맛이 생선회의 맛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그리고 김 대표의 이전 음식점이 참치초밥집이었던 점에서 좋은 회와 술을 즐기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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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홀버디 DJ 2020-10-20 14:09:27
서촌 주막 좋아요^^

아자아자 2020-10-19 12:50:17
주막이라기 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곳입니다.
그냥 막걸리에 과일이나 음료만 섞어서 파는곳보다 사장님의 진정성이 보이는곳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