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선물사 해외파생거래 수수료 2천억 규모
키움·교보·한투·이베스트·하나證 등 수익감소 우려
“규제 강화시 사설 업체 늘어나 시장 음성화될 것” 

<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금융당국이 해외파생 규제 논의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기존 해외파생거래 시장을 키워온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해외파생거래 관련 협의에 나서는 등 규제 초읽기에 돌입했다. 

앞서 금감원 국정감사 때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해외 선물·옵션 등 파생거래 규제 강화를 촉구하고, 윤석헌 금감원장이 규제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답한 결과다. 

현재까지 구체적 규제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기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파생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며 해외파생거래 수수료 수익이 컸던 증권·선물사들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의하면 지난 3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의 해외파생상품 거래수수료 수익은 총 1711억원 규모다. 

이 중 수수료 수익 상위 5개사(키움·교보·한국·이베스트·하나)의 수익이 전체 수수료 수익의 82%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파생거래 수수료를 가장 많이 거둬들인 곳은 키움증권으로 591억87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둬들였고, 이어 교보증권 319억5900만원, 한국투자증권 191억500만, 이베스트투자증권 154억4600만원, 하나금융투자 139억7000만원 순이다. 이외에 DB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등도 해외파생거래 수수료 수익을 내고 있다. 

선물사 중에는 삼성선물, 유진투자선물, NH선물, 브이아이금융투자가 각각 143억7500만원, 95억2400만원, 69억원, 33억4500만원의 해외파생거래 수수료 수익을 냈다.

증권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수수료 수익감소 여부를 떠나, 시장이 혼탁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에 강력규제 조치가 들어오는 이상 거래 수수료 수익감소는 예견된 수순”이라며 “다만 단지 수수료 수익 감소가 문제가 아니라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걱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리스크가 크다고 해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시장을 억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과거 FX마진거래의 규제 강화 부작용으로 오히려 불법 업체들이 많이 늘어나게 된 경향을 보인 것처럼 선물·옵션 등 해외 파생 거래에 대한 강력규제 시 비슷한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C 증권사 관계자도 “선물·옵션 대여계좌 등 불법 업체는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설립된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불법 행위들로부터 투자자 보호 장치가 없다고 보면 된다”며 “불법 업체를 소탕하는 등 불법 시장의 양성화가 필요한 시점에 규제 강화는 오히려 정상적인 시장의 음성화를 돕는 격으로 규제 일변도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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