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저금리 장기화에 기업대출 수익성↓
비대면 채널 활용해 수도권까지 영업 확대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지방은행이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여신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해 가계대출 확대에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지방은행의 올해 6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1조7473억원으로 지난 2015년 6월말(31조8425억원)과 비교해 5년 새 62.5% 늘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광주은행이 3조9836억원에서 8조4822억원으로 112.2%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으며 제주은행 104.39%(9646억원→1조9716억원), 대구은행 82.79%(7조8641억원→13조531억원), 전북은행 77.10%(3조3160억원→5조8727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역 사정에 밝은 특성에 맞춰 지역기업에 대한 밀착 영업을 중심으로 대출 사업을 영위해 온 지방은행이 가계대출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최근 기업대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기업대출에 대한 수요가 줄고 기업 부실 증가에 따른 충당금 부담도 커진 데다 기업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 방식으로 집행돼 현재와 같은 저금리 장기화 상황 속에서 수익 급락이 불가피하다.

지방은행들은 자체 모바일뱅킹 앱 강화 및 핀테크 기업과 제휴를 통해 대출 상품에 대한 이용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여 금융 수요가 많은 수도권까지 영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전북은행은 경우 P2P(개인간거래) 기업 ‘피플펀드’와 협업해 2금융권 대출 보유자 중 상환가능성이 높은 우량 대출자를 선별해 대출을 제공한 바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시행에 따라 지난달부터 더는 피플펀드 연계 대출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지만, 해당 상품은 지난 20216년부터 4년간 연평균 386억원의 취급액을 올렸다.

대구은행은 핀테크 기업 ‘핀크’와 손잡고 내놓은 비상금대출로 재미를 쏠쏠히 보고 있다.

이 상품은 금융 이력 부족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을 대상으로 휴대폰 이용 정보를 적용한 핀크의 신용평가 지표를 활용해 좋은 조건으로 대구은행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1년 만에 누적약정액 5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대 이용률이 54%를 넘기는 등 대구은행의 보수적이고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도 개선에도 한몫했다.

지방은행의 가계대출 파이 확대 움직임은 신용등급이 없거나 낮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기존 100%에서 85%로 완화하는 ‘바젤Ⅲ’ 조기 도입으로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바젤Ⅲ 반영 시 지방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BIS)이 1~4%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은행은 높아진 BIS비율만큼 중소기업을 포함한 자영업자, 가계대출 여력이 늘어나게 된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지역 중소기업 대출 위주의 자산포트폴리오를 영위해왔으나 경기침체와 지역경제 위축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고 있는 만큼 변화를 모색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모바일금융 영업 경쟁력 강화로 최근 가계 신용대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취급 규모가 커진 만큼 연체율 등 여신 건전성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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