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각각 5억, 30억 첫 흑자 달성
"저능률 설계사 지키며 판매영향력 유지"

<대한금융신문=문지현 기자> 삼성보험사의 ‘제2의 전속조직’ 실험이 결실을 맺었다.

영업실적이 저조한 전속설계사에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라는 새로운 기회를 주고, 꾸준한 비용을 투자하자 5년여 만에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5억38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 2015년 5월 출범 이후 꾸준히 적자였다.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2018년 상반기와 지난해 상반기 각각 11억8800만원, 17억4300원의 손실을 냈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도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30억6700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보다 1년 늦은 2016년 3월 출범 후 상반기 기준 지난 2018년과 지난해 각각 27억9100만원, 지난해 25억3900만원의 손실을 내왔다.

보험상품 판매업은 특성상 출범 초기에 지점 임대 및 설계사 정착비 등이 발생해 적자폭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다만 영업조직의 기반을 다지면 꾸준히 모집 수수료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42개 지점, 1733명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는 32개 지점과 2467명의 설계사를 갖췄다.

이들 GA는 초기 인력충원 이후 꾸준히 수수료 수익을 내왔다. 두 보험 대리점 모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각각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형 GA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보험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321억2739만원) 대비 14% 늘어난 366억479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의 상반기 수수료 수익은 전년동기(177억2936만원) 대비 48% 늘어난 262억6558만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자회사형 GA 설립 목적을 전속 설계사의 이탈 방지 등 인력관리 차원으로 본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자사 전속설계사를 자사형 GA로 이동 시켜 판매조직을 관리하려는 목적이다.

소속 회사의 상품밖에 팔지 못하는 전속 설계사들이 수입(수수료) 감소로 GA나 타사 전속조직으로 이탈할 경우 판매조직의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어 이 같은 조직 구조를 택한 것이다.

실제로 삼성생명금융서비스와 삼성화재금융서비스의 수수료 수입을 살펴보면 사실상 전속조직에 가깝다.

올 상반기 삼성생명서비스가 보험상품을 판매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 중 삼성생명의 비중은 90%(329억2972만원)에 달한다. 현재 동일 업권인 생명보험사 중에선 모회사인 삼성생명의 상품만을 취급하고 있으며, 손해보험업계에선 9개 손보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삼성화재서비스는 수수료 수입 중 삼성화재 상품 비중이 99.9%에 달한다. 삼성화재서비스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상품을 취급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생명보험 계약 건수는 0건으로 현재는 모회사의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김동겸 연구위원은 “수수료 수입에서 모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삼성과 같은 대형 보험사가 자사형 GA를 보유하는 목적은 인력관리”라며 “전속조직에서 성과가 좋지 않은 설계사들의 이직이 일어날 경우 판매조직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설계사들이 타사 상품도 팔 수 있도록 수익을 보전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