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이 우선’ 조직 안정화 도모
금감원 중징계 변수에 연임·교체 향방 촉각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권에 연말 대규모 ‘인사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지주 회장부터 은행장, 주요 임원들까지 줄줄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장기화, 잇단 사모펀드 손실 사태 등 굵직한 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이번 인사에선 내실화를 위한 안정과 과감한 변화 중 어느 방향에 초점이 맞춰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각 계열 은행장들은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된다.

윤종규 회장과 손태승 회장, 조용병 회장은 일찌감치 연임을 마무리 지었고, 내년에 만 69세인 김정태 회장은 지주 회장의 최고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하는 하나금융지주 내부 규정에 따라 연임을 이어가기보다는 차기 회장 후보군을 추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로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거론된다. 영업통 출신인 함영주 부회장은 지난 2015년 통합 KEB하나은행의 초대 은행장으로 취임해 탁월한 리스크 관리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손태승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이 올해 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받았다는 점은 변수가 되고 있다. 임원이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은 물론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금감원 중징계에 불복, 제재에 대한 가처분 판결을 받아낸 상황이며 현재 행정소송 및 본안소송 1심을 진행하는 중이다.

은행권 수장 중에선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지난 20일 차기 은행장 단독 후보로 최종 선정되며 연임의 스타트를 끊었다.

KB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금융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한 대응을 위해서는 검증된 리더십으로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이끌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했고, 후보들의 역량을 비교·검증한 결과 허인 행장이 적합한 인물이라고 봤다.

허인 행장은 KB대추위의 심층 인터뷰, 최종 심사, 추천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주총에서 최종 연임을 확정한다. 새 임기는 다음 달 21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다.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권광석 행장은 올해 3월 취임했지만 통상적인 사례보다 짧은 1년의 임기를 부여받아 내년 3월이면 임기가 종료된다.

코로나19로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수장의 잦은 교체는 조직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고, 권광석 행장이 짧은 기간에도 전국 지점 투어 등 현장 소통 경영을 추진하고 글로벌 디지털화 부문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은 라임운용 펀드 판매 관련 현장검사를 진행한 신한은행에 불완전판매와 내부통제 부실을 통보했으나, 은행장의 징계 수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언급되지 않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금융권 위기가 초래하면서 수장 교체보다 안정을 택하는 분위기지만, 금감원의 중징계 예고로 일부의 경우 불가피하게 경영진 변화의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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