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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강신애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및 장기화에 국내외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수익을 이끌어내는 모습이다. 유튜브를 통해 초보 투자자에게 올바른 투자가이드를 제시하고, 해외주식투자 접근성을 높이고, 자산관리(WM)서비스를 확장하는 등 신규 유입된 동학개미(개인투자자)를 장기 고객군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 증시 큰손 된 ‘동학 개미’ 

올해 증권시장은 역사적인 일들이 많이 발생했다. 특히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코스피가 급락하자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증시(코스피, 코스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27조60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221.5% 급증했다. 지난 2분기보다는 26.7% 증가했다. 

시장 영향력도 커졌다. 지난 3분기 기준 개인투자자들의 매매 비중은 79.8%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개미’로 불렸던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움직이는 큰 손이 된 것이다. 

이처럼 개인투자자 투자 열풍은 국내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주요 증권사의 3분기 브로커리지(수수료) 이익은 1조177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4.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 : 대한금융신문 정찬욱 편집기자

■ 유튜브로 ‘주린이’ 공략나선 증권사 

개인투자자들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증권업계서도 이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먼저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주린이(초보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거래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등 고객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 증권사로 유튜브 마케팅에 주력해오던 키움증권은 유튜브 채널 구독자만 6만6000여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섹터별 투자 전략, 해외주식 시장 전망 등 실시간 세미나를 제공하며 투자자 정보 전달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유튜브 채널 내 ‘월급구조대’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초년생·직장인·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유튜브 채널에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이 직접 나서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주식정보를 속 시원히 제공한다. 

■ “서학개미 어서오세요”

해외주식거래 저변을 확대하는 것도 증권사의 새로운 몫이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의하면 국내 투자자의 올 3분기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910억6000달러(약 103조1394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로  개인투자자가 해외주식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증권사들은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에 나서는 국내 개인투자자) 투심 잡기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소액으로 쉽게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모바일 앱 ‘미니스탁’을 내놨다. 마음에 드는 해외주식이 있어도 1주당 가격이 높아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수수료 할인에도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온라인 신규 투자자나 최근 1년간 거래가 없던 고객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해외주식 수수료를 0.09%로 적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신규 고객의 온라인 해외주식 수수료(미국 기준)를 0.09%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수수료는 0.045%로 각각 인하하는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한다.

해외주식 관련 정보 접근성도 넓히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신한PWM 해외주식 관심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해외주식 세미나를 열었다. KB증권은 지난 4월부터 리서치센터를 통해 애플·아마존·룰루레몬·스타벅스·존슨앤존슨 등 해외 종목 분석자료를 내놓고 있으며, 해외주식 투자 정보를 담은 ‘글로벌 원마켓 포트폴리오’도 발간 중이다. 

■ 증권사 신 성장동력 ‘WM’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대거 유입된 신규 투자자 고객을 자산관리(WM) 고객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기존 WM은 고액자산가만을 위한 서비스로 여겨졌던 데 반해 WM 서비스를 전 투자자 군으로 넓혀가는 모습이다. 

KB증권은 올해부터 비대면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 ‘프라임센터’를 운영 중이다. 프라임센터는 소액투자자 및 온라인 고객에게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누구든 한 달에 1만원만 내면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전화상으로 프라임센터 소속 프라이빗뱅커(PB)와 상담도 할 수 있다.  컨설팅 서비스는 자산 규모에 상관없이 제공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개인별 수요와 상황에 맞는 개별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엠커넥트(m.Connect)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별 자산, 거래내역 등 기초적 데이터뿐 아니라 상담 내역, 투자 패턴 등 비정형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성향, 선호 상품, 필요 서비스 등의 정보를 추출하고 분석해 그에 맞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WM 명가 삼성증권은 기존 고액자산가 중심의 WM서비스에 집중하던데서 나아가 일반 투자자에게까지 WM서비스를 넓히고 있다. 동영상 투자정보, 실시간 온라인세미나를 제공하는 한편 PB들로 구성된 전담상담팀 등을 꾸려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 6월 삼성증권의 WM예탁자산은 2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1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수금인 250조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 WM부문 관계자는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증권사에 신규 고객이 대거 유입됐으나, 이들 고객과 어떻게 윈윈할지는 증권사의 몫”이라며 “증권사 수익기여도에서 WM이 차지하는 비율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신규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에게 WM서비스를 늘려간다면 WM이 증권사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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