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대한금융신문 편집팀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카드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디지털화를 앞세운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카드모집인은 줄이되 OO페이와 제휴로 카드발급 이벤트를 고안하는 등 디지털 채널 비중을 늘리면서 고객에게는 더 큰 혜택을 돌려주는 한편 비용절감 효과까지 거두고 있는 카드사들의 생존전략을 짚어봤다.

간편결제 전성시대 ‘Win-Win’ 전략

디지털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실물 플라스틱 카드는 점차 존재감을 잃고 있다. 과거 현금 위주였던 결제수단은 빠르게 플라스틱 신용카드로 전환된 후 오늘날에는 모바일을 통한 간편결제에 무게중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 등 지급카드의 정보를 스마트폰에 미리 저장해놓고 거래 시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단말기를 접촉하는 방법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로, 지난 2014년 이후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페이 등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2139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와 견줘 12.1% 늘었다. 같은 기간 이용 건수는 731만건으로 8.0% 증가했다.

특히 간편결제시장 구성비는 △간편결제(카드 기반) 54% △은행 간편페이, 신용카드앱카드 28% △간편결제(선불결제) 18%로 파악됐다. 업계는 간편결제의 80%가량이 신용카드와 연계된 결제로 보고 있다.

자연스레 카드사와 각종 간편결제업체인 ‘OO페이’ 간 제휴도 늘어나고 있다. 경쟁 관계에 앞서 서로 손을 잡고 윈윈(Win-Win) 전략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카드사들은 간편결제업체와 협력해 신규 카드 발급 고객 대상 8만원~12만원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비롯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출시, 앱투앱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다.

하나카드는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와 PLCC를 내놨다. 롯데카드도 NHN페이코와 협업을 통해 ‘뉴 페이코 롯데카드’를 선보였다.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일 경우 페이코 결제액의 3%를 페이코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신한카드, 롯데카드는 각각 위메프와 위메프페이 특화 카드를 출시했다. 이 밖에도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를 통해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을 강화한 ‘네이버페이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 앱투앱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삼성카드도 페이코, 카카오페이와 앱투앱 서비스를 선보였다.

여신금융연구소 박태준 실장은 “온라인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간편결제 서비스업자가 카드사를 압도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시장의 경우 주도권을 유지해야 하지만, 온라인 시장에서는 제휴 확대로 신용카드 비중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카드사도 종합플랫폼으로 주도권 사수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삼성페이 등 국내 빅테크들에 맞서 카드사들도 간편결제를 넘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KB국민카드는 KB금융 계열사의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를 내놨다. 삼성페이처럼 개방형 시스템을 갖춰 타 금융지주의 은행 계좌와 연결하거나 타 카드사들의 카드도 등록할 수 있다.

이에 국민카드를 소유하지 않거나 국민은행에 계좌가 없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다양한 간편결제 수단은 물론 은행·보험·증권 등 KB금융 계열사와 연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래픽 : 대한금융신문 정찬욱 편집기자

신한카드는 간편결제 플랫폼인 신한PayFAN(신한페이판)의 터치결제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자 보이스(Voice) 터치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빅스비와 연동해 음성으로도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특히 신한페이판을 통해 아이폰도 터치결제가 작동하도록 음파통신 기술을 적용한 아이폰 케이스를 개발해 소비자 편익을 한층 높였다. 오는 29일에는 결제와 이체, 송금, 신분증 등을 신한페이판 앱 안에 하나의 서비스로 새롭게 구현한 디지털 지갑 ‘마이 월렛(My 월렛)’을 탑재할 예정이다.

하나카드는 해외여행에 특화됐다. 비자·마스터와 제휴해 약 70개 국가에서 실물 카드 없이 하나원큐페이 앱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페이와 협업해 사용자 편의성을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매장에서 결제 가능한 ‘삼성페이 해외결제’ 서비스를 오픈했다. 롯데카드도 롯데백화점과 손잡고 QR코드 스캔만으로 간편하게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하는 모바일 푸드코트 주문서비스 ‘오더나우’를 지난 7월 선보였다.

우리카드는 ‘우리페이’를 통해 QR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12월 ‘간편결제 빠른등록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는 실물카드 수령 전 카드정보를 간편결제에 등록하면 온·오프라인에서 바로 카드를 이용 가능한 서비스다.

현대카드 앱도 온오프라인에서 이용 가능한 바코드나 QR코드, 숫자코드,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 등을 지원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간편결제업체와 카드사 간 제휴는 고객 유치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카드사가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상생과 더불어 카드사의 자사 플랫폼 충성 고객 확보도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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